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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만남, 그 신비」 펴낸 안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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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쪽/1만8000원/레벤북스

“하느님 모상으로 지어진 우리 인간에게는 누구나 순수 지향적인 본성이 있다고 믿어요. 독자분들 나름대로 자신만의 정신적 안식의 세계를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최근 장편소설 「만남, 그 신비」를 펴낸 안영(실비아) 작가는 독자들에게서 여느 때보다도 많은 독후감을 받고 있다. 1968년 자신의 체험을 담아 「가을, 그리고 산사」를 집필해 등단한 안 작가는 등단 작품에 등장한 주인공의 이후 이야기를 이번 작품에 담았다.

“하느님의 안배로 반세기 동안 편지를 나누며 영적 교유(靈的交遊)를 이어왔지요. 「유리알 유희」의 이상향 ‘카스터리엔’에서 노니는 사귐이랄까요. 영적·정신적 사귐을 영적 교유라고 표현해봤어요.”

‘카스터리엔’은 헤르만 헤세의 「유리알 유희」에 나오는 이상향으로 학문, 음악, 명상과 미의 예찬만이 존재하고 정신적 삶을 추구하는 장소다. 안 작가는 이번 작품의 주인공들, 바로 ‘나’와 ‘라파엘’의 관계를 ‘영적 교유’라고 표현했다. 여기서 ‘나’는 안 작가 자신이기도 하다.

안 작가는 그동안 상상보다는 자신이나 이웃이 겪은 이야기에 상상을 더해 글을 써왔다. 특히 이번 작품은 안 작가의 경험과 ‘라파엘’과 나눈 편지의 내용은 이름만 가명으로 바꾸고 거의 사실 그대로 담았다. 하지만 책에는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우연으로 가득하다. 안 작가는 이것이 모두 “하느님이 준비하신 신비”라고 말했다.

안 작가는 “‘라파엘’만이 아니라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만남들이 다 신비였다”면서 “배금주의, 물질주의, 이기주의에 매달리는 요즘 세상에서 절제의 덕을 통해서 정신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관계를 독자들과도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안 작가는 이번 책이 “마지막 장편소설”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살아온 시간을 하나씩 정리하고 있는 안 작가는 지난 봄에는 그동안 써온 시를 모아 시집 「한 송이 풀꽃으로」를 출간하는 등 문학적 여정에도 마무리를 짓고 있다. 이번 책은 안 작가의 정신적·신앙적 여정을 갈무리하는 책이기도 하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1984년 방한하셨을 때 문화인들에게 ‘각자의 자리에서 선교를 염두에 두고 활동해 주길 바란다’고 말씀하셨어요. 그 후로 모든 작품에서 선교를 생각하고 있죠. 책을 통해 신앙인들이 누리는 행복을 전한다면 선교에도 한몫하지 않을까 기대해요.”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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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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