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수 신부 지음/336쪽/1만6000원/위즈앤비즈
일상의 모든 순간, 우리는 주님과 그분의 기쁜 소식과 이어져있다. 그러나 혹시 복음 말씀을 외국어처럼 어렵게 여기고, 일상 속에 숨 쉬는 복음의 기쁨을 느끼지 못하고 있지는 않을까. 그런 신자들을 위해 한국외방선교회 선교학술연구소 소장 김병수(대건 안드레아) 신부가 「거듭나다, 참 소중한 당신」을 펴냈다. 가톨릭 교리와 동양철학이라는, 어쩐지 다른 듯 느껴지기도 하는 이 두 가지를 엮어 가슴 한편 막연하게 막혀있던 신앙 고민을 속 시원하게 풀어준다.
책은 김 신부의 지난 저작 「신철논형1」에 이은 책이다. 신철논형은 ‘인생의 고민거리를 철학적으로 묻고 신학적으로 답하면서 치우침 없이 논한다’는 의미다.
이번 책에도 신학과 철학을 논하지만, 일상에서 실마리를 찾은 김 신부 특유의 일목요연하고 쉬운 문체로 누구나 알기 쉽고 공감할 수 있는 묵상을 전한다. 또한 적재적소에서 성경 말씀을 들어 하느님의 말씀을 깊이 곱씹을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이번 책에는 오랜 시간 한국인의 삶에 녹아 있는 ‘유교’부터 ‘기후위기’, ‘코로나19’, 나아가 미래를 전망하는 ‘포스트 트루스 시대’ 등 다양한 현상에 대한 고민을 다루고 있다.
특히 책은 동양사상으로 복음을 해석해 눈길을 끈다. 김 신부는 대만 푸렌대학에서 비교종교학 박사를, 중국 상하이 화동사범대학에서 중국문학 석사를 취득하고, 중국 신학교에서 10여 년간 중국철학을 강의하는 등 중국을 비롯한 동양사상 전문가다. 김 신부는 신앙인이라면 한 번쯤 궁금해하던 주제들을 동양의 지혜로 풀어낸다. 이를 통해 이기주의와 물질주의에 빠진 이 시대에 인간 정신의 가치를 드높이고 영성의 회복을 강조한다.
김 신부는 “믿음과 희망과 사랑이라는 복음의 샘에서 물을 길어 모두가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쓴 책”이라면서 “생각의 거듭남, 관념의 거듭남, 말의 거듭남, 삶의 거듭남은 곧 부활”이라고 말했다. 또 “내가 거듭나고 그래서 너에게 다가갈 때, 그래서 내가 먼저 타인의 참 소중한 사람이 돼야 함은 소중한 사람을 갖기보다 더 중요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