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로랑탱 신부 지음/정순남 수녀 옮김/160쪽/9000원/바오로딸
1858년 2월 11일 평범한 시골 소녀 베르나데트는 한 동굴에서 한 아름다운 여인을 만났다. 베르나데트가 이름을 묻자 그 여인은 “나는 원죄 없는 잉태”라고 답했다. 바로 프랑스 루르드에 발현한 성모님이었다. 후에 베르나데트는 이렇게 말했다.
“만일에 나보다 더 작고 보잘 것 없는 사람이 있었더라면 아마 성모님은 그 사람을 선택했을 것입니다.”
책은 1858년 2월 11일부터 7월 16일까지 18회에 걸쳐 루르드에서 일어난 성모 발현을 목격자 베르나데트의 시선에서 풀어내고 있다. 그를 통해 가장 가난하고 배운 것이 없어 소외와 경멸의 대상이었던 소녀를 선택해 온 인류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성모님을 만나게 해준다.
책은 마치 소설처럼 읽기 쉽게 서술하고 있지만, 허구적이지는 않다. 저자인 르네 로랑탱 신부가 교황청립 신학학술원 회원이었던 신학자로서 베르나데트 성인에 대한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로랑탱 신부는 루르드의 기적과 발현의 그늘에 오랫동안 가려졌던 베르나데트의 인격과 성덕에 관한 연구를 섭렵했고, 또 직접 연구했다.
책은 1999년 발행한 초판에 성인이 살던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 자료들을 더해 새롭게 손질해서 펴낸 개정판이다. 소책자 형태의 얇은 책으로 읽기에 부담이 없으면서도 루르드 성모 발현의 주요 사건들이 펼쳐진 날짜 등 충실한 정보를 통해 루르드 성모 발현과 성인의 생애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또한 성인의 생애 각 장면 장면을 통해 성인의 영성을 느끼게 해준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