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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시기, 매일의 영적 훈련 돕는 책 「기억하라-메멘토 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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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알리시아 노블 지음/민영문 옮김/288쪽/1만2000원/바오로딸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너의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이 담긴 이 라틴어 격언은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는 재의 수요일의 기도를 떠올리게 한다. 죽음을 기억하고, 준비하는 ‘메멘토 모리’에 대한 영적 훈련은 교회의 오랜 전통으로 특히 중세 시대부터 널리 퍼져 있던 훈련이다.

저자 테레사 알리시아 노블 수녀는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는 것은 그리스도교 전통 안에서든 밖에서든 철학자나 영적 지도자들이 수세기에 걸쳐 장려해온 훈련”이라고 강조한다. 그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기에 자신이 언젠가 죽으리라는 것을 기억하고 준비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일이다. 메멘토 모리는 죽음을 기억하는데서 끝나지 않고 ‘잘 사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에게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는 일은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노블 수녀는 “메멘토 모리는 일시적인 경향이나 추세가 아니고 성경, 예수님, 교부들 그리고 수많은 성인들에 의해 권고된 오래된 훈련”이라 말한다.

이미 창세기에서부터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가리라”(창세 3,19)고 언급하고, 베네딕토 성인도 「수도규칙」에서 “죽음을 날마다 눈앞에 환히 두라”(4,47)고 가르쳤다. 우리는 죽음을 기억하는 훈련을 통해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기억하고, 나아가 그리스도가 죽음을 이겨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선사했음을 묵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히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사순 시기는 ‘메멘토 모리’를 훈련하는 가장 좋은 시기다. 노블 수녀는 책을 통해 사순 시기 동안 부활 신앙을 키우고 삶을 변화시키는 ‘메멘토 모리’에 대한 영적 훈련을 안내한다. 재의 수요일부터 주님 부활 대축일에 이르기까지 매일 책을 따라 묵상을 실천하면 일상 안에서 ‘메멘토 모리’를 체화해나갈 수 있다.

노블 수녀는 ‘메멘토 모리’를 위해 5단계의 성찰로 초대한다. ▲하느님의 현존을 인식하고 ▲성령의 인도를 청하고 ▲하루를 되돌아보고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고 ▲내일을 예비하는 순서다. 이 성찰에 도움이 되도록 매일 그날의 전례와 관련된 묵상, 중재기도, 교부들과 성인들의 가르침 등을 제시하고, 또 자신의 묵상과 기도를 기록할 수 있도록 책을 구성했다.

노블 수녀는 책 ‘초대의 말’을 통해 “메멘토 모리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우리의 습관을 변화시키고 거룩하게 하는 힘이 있다”면서 “이 오래되고 존중받아온 훈련을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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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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