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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사 산책」 펴낸 김명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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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2쪽/2만5000원/성서와함께

김명숙 박사(소피아·한님성서연구소 수석 연구원)가 펴낸 「구세사 산책: 에덴에서 약속의 땅까지」는 구약성경의 순서에 따라 여러 소재와 주제를 열쇳말로 삼아 말씀의 내용을 쉽고도 폭넓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가령 ‘안식일’의 경우, 창세기에서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하신 뒤 이렛날 쉬신 것에서 유래한 이날이 구체적으로 어떤 기원을 갖고 있으며 신·구약시대를 거치는 동안 어떤 의미로 발전하게 된 것인지 조목조목 설명한다. 그 안에는 고대 근동의 사회 문화, 당시 사람들의 삶, 그리고 그들이 믿었던 이방신들과 신관, 계약 체결 방식 등의 이야기도 자세히 녹아있다. 이런 방식은 놓치기 쉬운 세부 사항이 어떤 의외의 중요성을 지녔는지 볼 수 있게 한다.

창세기부터 여호수아기까지 다루는 이 책은 성경을 읽다가 생길 수 있는 의문을 소재와 주제로 선정하고,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방랑한 햇수와 같은 40개 항에 걸쳐 풀어간다. 각 사건이 신약성경과도 연결되는 점을 살피면서 구약이 신약을 예표한다는 사실, 또 구약의 구원 이야기는 신약의 구원 이야기를 이해하는 바탕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구약의 주 배경인 이스라엘이 속한 문화권은 우리와 아주 다르고, 원어로만 표현되는 언어적 한계도 존재합니다. 창세기 ‘하느님의 아들들’ 대목이나 탈출기 ‘피의 신랑’ 등 의미가 가려지다 못해 수수께끼가 된 대목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성서학을 전공하기 전부터 이런 대목에 흥미를 품고 언젠가는 그런 의문들을 풀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책은 그런 면에서 김 박사의 바람이 성경을 읽는 많은 이들과 공유되는 계기라 할 수 있다. 그는 “구약성경 대목 대목의 뜻이 그 자체 안에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구약의 다른 부분이나 신약성경과도 긴밀히 연결돼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성경은 창세기부터 요한묵시록까지 통으로 보는 경전임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발간 배경을 덧붙였다.

“구약학 전공자들이 아니라 평소 구약성경을 자주 읽는 일반 신자들을 주 대상으로 삼았기에 최근 연구 동향을 바탕으로 하되 학술적 논의는 최대한 자제했다”고 밝힌 김 박사는 “성경을 잘 모르는 이들도 힘들거나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약성경이 얼마나 흥미로운 역사를 지니고 있는지, 우리 삶과 어떤 식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 쉽고 재미있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김 박사는 “성경을 자주 읽는 분들은 물론 구약의 몇몇 의문스러운 대목 때문에 거리감을 느낀 신자들에게도 유용할 것”이라며 “또 구약의 한 대목이 신약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찾아내서 연결해 보는 시도를 더 한다면 통으로 성경을 읽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구세사 산책」 2편도 준비 중인 그는 “열두 소예언서 주해도 집필할 계획”이라며 “앞서 에제키엘서와 예레미야서 주해를 책으로 냈기에, 나머지 예언서도 순탄하게 쓰게 되기를 바라며 거창한 것보다 현재 주어진 일에 집중해서 하나씩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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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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