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말씀을 사는 사람이에요. 말씀은 예수님이죠. 결국 예수님 말씀을 살면 언제든지 이것은 사랑으로 표현돼 나와요. 말씀을 살 때 이웃으로 나아가게 되고 세상은 변할 수 있습니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라자로) 추기경이 7월 22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라자로 유흥식」 북콘서트를 열고 한국 신자들과 만났다. 유 추기경은 이 자리에서 책에 대한 소회를 나누는 것과 함께 ‘성소’, ‘평화’, ‘청년’, ‘여성’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방송인 류시현(소화 데레사)씨 사회로 진행된 북콘서트는 5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예상보다 신청자가 많아 장소가 변경됐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를 비롯해 구요비(욥) 보좌주교, 교구 사제단 및 주한 교황청 대사대리 페르난도 헤이스 몬시뇰, 오세훈(스테파노) 서울시장, 영화 ‘탄생’에서 김대건 신부 역을 맡은 배우 윤시윤씨 등 교회 내외 인사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날 행사는 소프라노 임선혜(아녜스)씨가 출연해 노래와 대화 무대를 함께 꾸민 가운데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어졌다. 책에 대한 내용과 더불어 사전에 참석자들로부터 받은 질문 중 몇 가지 주제를 골라 듣는 식이었다.
유 추기경은 사제 성소를 갖게 된 이야기를 꺼내며 “가톨릭교회에서 운영하는 대건중·고등학교에 다니며 예수님을 알게 됐고 김대건 신부님을 만났다”며 “어렸을 적부터 한번 결정하면 누가 뭐라 해도 그 길을 계속 가는 성격인데, 이런 성격을 하느님께서 당신 사랑을 잘 이용해서 이끌어 주셨다”고 말했다.
“고1 때 세례를 받고 지금까지 왔어요. 흔한 말로 ‘황소고집’이라고 하는데, 책을 쓰신 코센티노 신부님은 그걸 ‘황금빛 실’이라고 표현했어요. 정말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있는 그대로 쓰십니다. 그때그때 우리 실수나 잘못까지도 그대로 받아들이시는 분이죠.”
‘여성’ 문제와 관련해서 유 추기경은 “최근 들어 교황청 부서 고위직에도 여성들이 임명되고 있는 등 여성 참여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며 “모든 이가 세례성사를 통해 교회 생활의 주역이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벽을 넘어설 때 예수님이 생각하는, 교회다운 교회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유 추기경은 ‘평화’에 대해 “평화는 전쟁이 없는 상태를 넘어서, 정말 행복한 상태를 뜻한다”고 말하며 “그렇다면 평화롭기 위해서 주는 삶, 주는 문화가 우리 개인들의 삶에서 배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 문제에 대한 의견도 들려줬다. “청년들은 현재 취업도 삶도 여러 가지가 복잡하지만, 예수님만이 ‘행복’을 주신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유 추기경은 “그분과 함께하는 삶을 찾을 때 훨씬 용기도 힘도 가질 수 있을 것이기에 무엇보다 먼저 예수님과 1대1로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게 근본”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유 추기경은 “하느님은 그때그때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이런저런 방법을 통해 알려준다”며 “정말 마음을 다하고 힘을 다해 하느님을 사랑하며 성실하게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그렇게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때 언젠가는 기회를 주신다”고 말했다.
「라자로 유흥식」 북콘서트 행사는 성바오로딸 수도회가 주관했으며, 서울대교구와 서울특별시가 후원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