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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교회사 사료 편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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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라드 키르흐 신부 지음/황치헌 신부 옮김/1645쪽/6만 원/수원가톨릭대학교 출판부

1801년 순교자 황사영(알렉시오)은 백서에 ‘치명지혈, 위사교지종’(致命之血, 爲斯敎之種)이라고 썼다. ‘순교의 피는 이 교회의 씨앗이다’라는 내용인데, 교부 테르툴리아누스가 한 말이다. 황사영이 구체적으로 이 사실을 알 수는 없었겠지만, 당시 한역서학서를 통해 테르툴리아누스의 말이 초기 한국교회 신자들에게 전해졌다는 것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우리 역시 ‘그리스도인들의 피는 (교회의) 씨앗이다’라는 라틴어(Sanguis christianorum est semen)로 자주 듣는 말이지만 문장의 앞뒤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870년 독일 뮌헨-프라이징대교구장 그레고르 폰 세르 대주교는 제1차 바티칸공의회 결정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로 뮌헨 신학교 교수단에게 한 말이 있다. “Roma locuta est , Causa finita est”이다. 풀이하면 ‘로마가 말하였으니, 이 사안은 끝났다’인데, 본래 교부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한 말이었다.

「고대 교회사 사료 편람」은 이처럼 자주 인용되는 교회 격언들이 어떤 문맥에서 나왔는지 알게 해준다.

1600쪽이 넘는 책에는 고대 그리스도교 역사의 중요한 사건들과 관련된 중요한 사료들을 선별해 모아 놓았다. 아울러 덴칭거의 「신경, 신앙과 도덕에 관한 규정·선언 편람」에서 다루지 못한 전례, 교회법령집, 로마 황제의 법전들, 지역교회 주교들과 교부들의 가르침, 지역교회 시노드 결정사항, 수도회 규칙 등에 나오는 글을 망라했다. 심지어 카타콤바 묘지의 비문, 로마 개선문에 새겨진 글귀까지 다루고 있다. 그런 면에서 초대교회의 삶과 교회 전통을 다양한 문헌을 통해 볼 수 있다.

이 책은 세계교회사 특히 초대교회 역사와 관련된 원사료들을 연구하는 데 있어 시간과 공간적인 한계 및 그리스어와 라틴어 등 언어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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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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