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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거행하는 전례, 알파와 오메가

전례를 폭넓게 살펴보는 책 두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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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제1주일을 기점으로 가톨릭교회는 새해가 시작된다. 새로운 해를 시작하며 교회 구성원의 개인적, 공동체적 신앙 표현인 ‘전례’에 대해 되짚어보면 어떨까. 평신도를 위한 흥미로운 내용부터 사목자를 위한 학문적인 글까지, 전례에 대해 폭넓게 살펴볼 수 있는 책이 나란히 출간됐다.




 


전례에 초대합니다
안드레아 자크만
강대인 옮김
윤종식 신부 감수
가톨릭출판사




왜 미사 때는 성반, 성작을 사용할까? 신부님이 입고 있는 제의는 어디에서 유래했을까? 성당에 있는 감실, 고해소는 어떻게 생겼을까?

성당에 가면 교회 밖과는 다른 많은 것을 마주하게 된다. 어릴 때부터 미사에 참여했던 이들에게는 언제 어떻게 쓰이는지 친숙한 물건과 장소들이지만, 예비신자들에게는 생소할 수밖에 없다. 전례에 익숙한 신자들도 성당 안의 요소들이 왜 존재하는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물으면 구체적으로 대답하기는 힘들 것이다.

「전례에 초대합니다」는 우리가 전례에 참여할 때 성당 안에서 보는 모든 것에 담긴 의미와 상징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책이다. 2007년 가톨릭으로 개종하면서 성당과 전례 안의 다채로운 모습을 마주하게 된 저자 안드레아 자크만(미국 미네소타 세인트 마이클본당 신앙교육 기획자)이 자신의 궁금증을 풀어가듯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성반Paten’은 그리스도의 몸이 되는 빵을 담아 놓는 거룩한 접시다. 성반이라는 말은 둘레가 낮은 쟁반이나 접시를 뜻하는 라틴어 ‘파테나patena’에서 유래했다. (중략) 미사가 거행되기 전, 성반은 성작 위에 놓아둔다. 그리고 그 위에 성작 덮개를 덮어 주수상 위에 두었다가 성찬 전례가 시작되면 영성체 예식이 끝날 때까지 제대 위에 둔다.”(44쪽)

“‘제의Chasuble’라는 말은 ‘작은 집’을 뜻하는 라틴어 ‘카술라casula’에서 유래했다. 이는 제의가 사제의 다른 모든 옷을 다 덮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최초의 제의는 로마 제국에서 흔히 입던 세속 옷이 변형된 형태였다. 이 제의는 사제의 발까지 완전히 늘어졌으며, 양쪽을 이어 붙여 팔 전체를 다 덮었다. (중략) 제의는 예수님의 멍에를 상징할 뿐만 아니라 제의를 입은 사제를 덮어 보호해주는 사랑을 상징한다.”(140쪽)

「전례에 초대합니다」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성서위원회와 전례위원회 강대인 위원이 번역했고, 가톨릭대학교에서 전례학을 가르치는 윤종식(의정부교구) 신부가 감수했다. 각 성물이나 장소에 대한 다양한 사진, 성경 구절, 교부와 성인들의 말이 더해져 이해를 돕는다.


 



교회의 전례 
홀리안 로페스 마르틴 주교
장신호 주교 옮김
가톨릭대학교출판부




“전례는 삼위일체의 업적이 전례 거행의 말씀과 행위를 통하여 계속되는 것으로, 성경의 계시를 바탕으로 펼쳐진다. 그러나 전례는 하느님의 행위에 대한 인간의 응답이기에 인간적 활동의 사회적 종교적 성격의 사건이기도 하다.”(49쪽)

「전례에 초대합니다」가 평신도를 위한 책이라면, 「교회의 전례」는 성직자와 신학생을 위한 도서다. 스페인 레온 교구장 홀리안 로페스 마르틴 주교가 지난 1994년 신학 교과서 ‘신앙의 지혜’ 제6권으로 「교회의 전례」 1판을 출간했고, 이후 발행된 전례 분야 간행물에 관한 참고 문헌을 보완하고 몇 가지 새로운 주제를 더해 2판을 펴냈다.

저자는 “전례가 ‘그리스도 정신을 길어 올리는 첫째 샘이며 또 반드시 필요한 샘’(「전례헌장」, 14항)이 되도록 힘쓰는 데 더욱 관심을 지닌 사목자, 수도자, 평신도들은 전례 거행이 더욱 안정적이고, 신비의 뜻과 더욱 조화를 이루며, 영성적으로도 더욱 깊이를 갖추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이 책은 전례의 본성과 교회 생활 안에서 전례의 중요성과 관련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뿐만 아니라 공의회 후속 전례 개혁의 주요 노선을 취합하려고 노력하였다”고 전했다.

이런 차원에서 이 책은 전체적으로 신학적이지만, 그리스도교 전례를 살펴보는 데 필요한 다른 관점들, 곧 역사적·영성적·사목적·교회법적 관점들을 함께 제시한다. 또 신비의 거행을 전체적으로 설명하는 것뿐만 아니라 내적 생활의 발전, 인간의 성화, 하느님 경배 등과 관련된 사목적 실천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저자는 1975년 교황청립 성 안셀모 대학에서 전례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스페인 여러 대학에서 전례학 교수로 재직했다. 1994년부터 2021년까지 스페인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위원 및 위원장을 역임하였고, 2011년부터 교황청 경신성사성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와 비슷한 학력과 이력을 지닌 대구대교구 장신호 주교가 번역했다. 장 주교는 2002년 성 안셀모 대학에서 전례학 박사학위를 받고 2009년까지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전례학 교수로 재직하다 2018년부터 주교회의 교리주교위원회 위원 및 전례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2016년에 이어 2022년 교황청 경신성사부 위원으로 재임명됐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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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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