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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의 약속, 마르티니의 영신 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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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인들에게 있어 영적 성장은 아마도 늘 염두에 두는 열쇠 말일 것이다. 새해를 맞으며 새로운 결심으로 ‘영적 성장’을 떠올리는 이들도 많을 터. 그런 면에서 이탈리아 밀라노의 대주교였으며, 세계적인 성서학자였던 마르티니 추기경의 이 책은 성령과 성령의 선물을 깊이 있게 묵상하도록 이끌며 영적으로 더욱 커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영신 수련은 교회 안에서 영적 성장을 위한 방법 중 가장 잘 알려진 방법의 하나다. 이는 세상의 집착과 욕망에서 벗어나 우리 주위에 항상 주님이 계셨음을 깨닫고 그분 현존 안에서 영적으로 성장하는 방안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삶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위안 받고 기댈 수 있는 곳은 어디인지 알게 된다.

마르티니 추기경은 책에서 “영신 수련은 말 그대로 영의 훈련”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우리가 어떤 마음을 먹더라도 성령께서는 우리가 매일의 열매와 은총을 깨닫도록 도와주신다”며 “영신 수련 안에는 주님께 기도로 간구함으로써 얻는 도움에 힘입어 정확한 목적을 향해 나아갈 길이 열려 있다”고 밝힌다.

성령의 일곱 가지 선물에 관한 이야기를 ‘공경, 지혜, 하느님에 대한 경외, 의견과 지식, 통찰과 용기’ 등의 순서로 총 5개 장으로 나눠 소개한 그는 각각의 열매에 관한 이야기를 성경과 아기 예수의 데레사를 비롯한 여러 성인 말씀으로 쉽게 풀이한다.

각 장이 끝날 때는 ‘고요 속에 머물며 성찰하기’를 통해 정리하고, 이를 일상에서 적용하는 질문을 제공한다. 주어진 물음을 곱씹으며 답을 생각해 보는 묵상 과정에서 성령의 선물이 성경 말씀이나 성인들에게만 드러나는 일이 아니라 내 삶에도 분명히 내릴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마르티니 추기경은 우리가 성령의 선물에 관해 성찰해야 할 이유를 ‘참행복’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믿음은 통찰, 지식, 의견의 영에 힘입어 완전해지고 희망은 하느님에 대한 경외와 용기의 영에 힘입어 완전해진다. 또 사랑은 공경과 지혜의 영에 힘입어 완전해질 때 비로소 충만하게 드러난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온갖 덕과 선물로 풍요로우며, 이 일곱 가지 선물은 ‘참행복’을 이룬다는 것이다.

그는 “성령의 일곱 가지 선물을 충만히 누릴 때 그리스도인의 삶이 믿음과 희망, 사랑으로 가득 차 진실로 행복한 삶을 만든다”고 역설하면서 “그것은 영의 훈련, 영신 수련 안에서 가능하기에 이를 통해 함께 은총으로 흠뻑 젖은 삶을 향해 나아가자”고 독려한다.

“성령의 일곱 가지 선물에 힘입어 움직여 봅시다. 힘이나 슬기나 지혜를 가졌는지 느껴 본답시고 꾸물대지 맙시다. 우리가 마냥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우리 자신을 고립시키지 맙시다. 그보다는 모든 일이 우리 손에 달린 것처럼 과감하게 행동합시다. 하느님께 성령을 청하고, 성령이 우리의 나약함을 도우러 오시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움직입시다.”( ‘나가며’ 중)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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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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