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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알맞게 살아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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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부자 부인이 있었다. 이 부인은 부자임에도 정기예금 이자를 0.1퍼센트라도 더 받기 위해 거래 은행을 수시로 바꿨다. 하지만 오히려 거래 은행을 자꾸 바꾸는 바람에 수수료를 더 많이 지급했다. 이자를 더 많이 받는 일에만 정신이 팔려 무엇이 더 이로운 것인지 분별하지 못한 것이다.

저자 안셀름 그륀 신부는 이 일화를 소개하며 ‘낭비와 인색함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면 절약하는 태도와 베푸는 태도를 동시에 지녀야 한다’며 ‘중용’의 힘을 강조한다.
이 책은 바쁜 일상 삶 안에서 흔들리기도 하고 스트레스도 받는 우리들이 ‘나 자신을 지키면서도 균형을 잡고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풀어준다. 그리고 베네딕토 성인의 「성 베네딕도 규칙」(이하 성규)에서 해결점을 찾아간다.

성인은 성규에서 분별력을 ‘덕행의 어머니’라고 했다. 또 아빠스가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 중 하나로 밝힌다. 그만큼 성인이 분별력을 중시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성인이 살던 당시는 민족 대이동으로 로마 문화의 모든 척도가 뒤바뀌어 무절제와 옛 질서의 몰락이 두드러졌다. 때문에 성인은 혼란 속에서 꿋꿋하게 견디는 수도 공동체를 건립해야 했다. ‘중용’과 ‘질서’는 이를 위해 필요한 사안이었다. 그리고 ‘절제’를 수도 생활의 기본 덕행으로 삼았다.

이런 바탕 안에 쓰인 성규의 지혜를 토대로, 그륀 신부는 우리가 적절한 삶의 균형을 찾아 살 수 있도록 이끈다. 나아가 ‘나의 감정과 내가 처한 상황을 바라보는 분별력’의 중요성을 말하면서,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길을 헤매는 사람들이 중용을 지키며 사는 다양한 방법과 구체적인 방안을 알려준다.

그 조언들은 ‘주어진 시간에 최대한 얼마큼의 성과를 거둘 것인가에 주목하는’ 일반 자기 계발서와 다르다. 그륀 신부는 ‘해야 할 일들로 가득 찬 삶을 살기보다는, 매사에 적당한 정도를 지키는 게 좋다’는 데에 방점을 찍는다. 너무 지나친 것은 오히려 독이 된다는 것이다.


제1장 ‘마음의 중심 잡기’에서 중용의 힘을 강조한 저자는 제2장 ‘중용의 길을 걷다’에서 ▲자연을 보전하기 ▲나의 한도에 맞게 일하기 ▲적정 속도 지키기 등 매우 실천적인 사례로 중용을 따르는 길을 밝힌다. 계속해서 제3장 ‘남은 것은 실천뿐’을 통해 실질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것은 ▲본질에 집중하기 ▲다른 사람과 비교 멈추기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기 ▲완벽함을 추구하지 않기 ▲적게 가진 것에 대한 자부심 느끼기 등이다. 성경 말씀이나 우화 등을 통해 친근하게 풀어가는 이야기는 독자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그륀 신부는 “베네딕토 성인이 중용의 삶에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꼽은 분별력은 식별 능력만이 아니라, 자신의 영혼이 지닌 슬기와 자신에게 적당한 것을 파악하는 직감력을 뜻한다”며 “책을 통해 영혼 속의 슬기를 깨닫고, 영혼이 지닌 슬기를 신뢰해서 우리 사회에서 끊임없이 볼 수 있는 무절제한 모습에 휘둘리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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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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