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육체뿐 아니라 마음, 즉 영혼의 아픔을 겪는 이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다른 아픔과 달리 영혼은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치유할 수 있다”고 말하는 박재찬 신부(안셀모·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본원장)는 신작 「주님, 당신 품 안에서」를 통해 “주님의 품 안에 깊이 안겨 사랑과 자비를 체험할 때,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기쁨과 평화를 누릴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마음이 아픈 이들, 영적으로 성장하고 싶은 이들에게 전하는 박재찬 신부의 영적 선물이다. 책에서 박 신부는 자신의 솔직한 체험과 이를 통해 얻은 깨달음을 소개하면서 어떻게 치유되고 성장할 수 있게 됐는지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박 신부도 탈진(Burnout) 증후군으로 인해 기도와 수도생활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던 때가 있었다. 잠시 쉬면서 공부하기 위해 떠난 캐나다에서 박 신부는 현대영성가 토마스 머튼 신부(Thomas Merton·1915~1968)의 영성을 만나 깨달음 속에 치유의 기회를 얻었다. 어두운 밤하늘에도 구름 너머에 언제나 별이 빛나고 있는 것처럼, 하느님 은총 역시도 그저 우리가 눈을 감고 보지 않으려고 했을 뿐, 언제나 우리 곁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깨달음이었다.
특히 박 신부는 우리가 세상에서 고통과 갈등을 겪는 이유가 “사랑의 부재(不在)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하느님께서는 세상 모든 사람을 사랑에로 부르셨기에, 우리는 서로를, 세상을, 궁극적으로는 나 자신을 사랑해야 하느님의 사람이 될 수 있고, 더 이상의 아픔은 없다고 말한다.
이 책은 박 신부가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마산교구 주보에 나눴던 글들과 2022년 한 해 동안 월간 「생활성서」에 기고한 글들, 그리고 틈틈이 쓴 다른 글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토마스 머튼의 영성에 우리 삶의 소소한 이야기가 더해져, 마치 가까운 이에게 받은 따뜻한 위로가 담긴 편지처럼 독자들에게 하느님의 따뜻한 사랑의 손길을 전해준다. 본문 곳곳에 실린 심순화(가타리나) 화백의 성화들도 읽는 이들에게 잠시 머물며 묵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