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생명/생활/문화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박노해 시인의 소년 시절 풍경

첫 자전수필…연필 삽화 직접 그려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눈물꽃 소년 / 박노해 / 느린걸음

“돌아보면, 인간에게 있어 평생을 지속되는 ‘결정적 시기’가 있다. 그 첫 번째는 소년 소녀 시절이다. 인생 전체를 비추는 가치관과 인생관과 세계관의 틀이 짜여지고, 신생(新生)의 땅에 무언가 비밀스레 새겨지며 길이 나버리는 때. 단 한 번뿐이고 단 하나뿐인 자기만의 길을 번쩍, 예감하고 저 광대한 세상으로 걸어나갈 근원의 힘을 기르는 때. 그때 내 안에 새겨진 내면의 느낌이, 결정적 사건과 불꽃의 만남이, 일생에 걸쳐 나를 밀어간다.”(240쪽)

박노해(가스파르) 시인의 첫 자전수필 「눈물꽃 소년」이 출간됐다. 전남 고흥의 작은 마을 동강에서 자라 초등학교를 졸업하기까지 ‘평이’라고 불리던 소년 시절의 성장기다. 1960년대, 어둡고 가난했고 슬픔이 많던 시절이지만, 시인은 “다행히 자연과 인정(人情)과 시간은 충분했다”고 말한다.

“아주 작은 공소에서 아주 적은 신자들과 함께 아주 작은 십자가 앞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으면, 작고 어린 내 안에 어쩐지 아주 커다란 힘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주일 미사가 끝나면 함께 밥을 지어 나눠 먹으며 각 동네 소식과 가정의 대소사를 챙기는 담소가 오갔다.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던 작으나 단단한 신앙의 공동체였다.”(53쪽)

저자는 맛깔스런 사투리 속에 어린 시절 뛰놀던 산과 들, 흙마당과 마을 골목 등 그를 키운 풍경들을 직접 그린 연필 삽화로 펼쳐 보인다(삽화 참조). 언뜻 낙후되고 고난으로 보이는 것들이 어떻게 자신을 키우고 지금의 모습이 되게 했는지, 길 잃은 날에는 모두 자기 안의 소년 소녀로 돌아갈 것을 이야기한다. 윤하정 기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4-03-20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11. 23

마태 4장 16절
어둠 속에 앉아 있는 백성이 큰 빛을 보았도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