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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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원·김재윤 2인전 ‘삶이라는 광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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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면 누구나 주어진 삶에서 고통과 절망, 시련과 유혹을 만난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는 힘들지만 옆으로 피해 지나쳐 갈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맞이하며 통과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 명동 갤러리1898 제3전시실에서 6월 5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삶이라는 광야’ 전이다. 이 전시는 성물 전문 갤러리 ‘보고재’ 홍수원(젬마) 관장의 기획으로 나무와 금속이라는 상이한 재료의 물성(物性)으로 ‘광야’를 표현하는 2인전이다. 홍수원 관장과 김재윤(토마스 모어) 작가가 작품을 선보인다.


‘삶이라는 광야’ 전은 이웃과 교회가 주는 실망감을, 가족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처절함을, 일상의 허무함을, 그리고 이유 없는 불안감과 가까웠던 이들에게 당하는 배신의 잔인함을 다룬다. 누구나 삶의 고통을 피하지 않고 정면에서 바라보며 온전히 수용해야 한다는 점을 ‘삶이라는 광야’ 전은 말하려고 한다.


홍수원 관장은 “광야는 우리의 삶 속에서 삶 그 자체가 건네는 말이자 우리가 외면하고 싶은 십자가의 길”이라며 “녹록하지 않은 삶, 이 삶을 거부할 수도, 피해 달아날 수도 없는 이유는 우리의 존재가 삶이라는 광야에 발을 붙이고 살도록 창조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삶이라는 광야’ 전에 선보이는 작품들이 표현하는 광야는 익숙하고 나태한 현재의 삶에서 떠나 새로운 길로 나서라고 촉구한다. 삶은 새로운 길에 있기 때문이다.


광야가 전하는 또 하나의 메시지는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민족이 한탄과 원망을 하듯, 우리는 고통스런 삶에서 절규를 쏟아 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로와 보살핌 속에 우리와 함께 걷는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신다는 것이다.


궁궐에 쓰이는 금강송 고재(古材)로 십자가의 길을 만들어 온 홍 관장은 이번 ‘삶이라는 광야’ 전에서는 다양한 재료와 형태의 고재로 희로애락의 인생길을 보여 주는 다채로운 이미지의 조형물을 선보일 예정이다. 홍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하느님이 창조하신 인간 존재로서 광야의 삶을 받아들임으로써 존재는 거듭나고 변화해 간다는 것과 종교를 초월해 모두에게 주어진 삶을 어떤 자세로 살아낼 것인가 하는 삶의 진지한 태도를 전하고자 한다. 홍 관장은 출품작들이 담고 있는 메시지를 글로도 함께 표현할 계획이다.


김재윤 작가는 오랜 망치 조형 작업을 거쳐 단단한 금속 표면에 나무와 같은 질감을 만들어 나무보다 더 따뜻한 감성까지 표현한 금속 작품들을 선보인다. 단단한 금속을 자유자재로 성형해 나무와 금속의 질감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이중주를 만들어 내고 있다. 김 작가가 창조한 십자가 조형물은 차가운 듯하면서도 따뜻한 삶의 역설을 표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우리가 곤두박질칠 때, 길을 잘못 들었을 때, 죽음이 우리를 이긴 듯 보일 때,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홀로 내버려 두지 않으신다는 깊은 묵상을 했고, 이 묵상은 작품 전면에 면면히 흐르고 있다.


홍수원 관장은 전시 수익금 전액을 소외된 아이들을 돕는 공익법인 ‘블루밍키즈’에 후원한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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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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