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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깊은 곳을 ‘성(城)’으로 비유한 ‘대데레사’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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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빌라의 데레사 혹은 대데레사로 불리는 예수의 성녀 데레사(1515~1582)는 뛰어난 신비가로 꼽힌다. 가르멜회 개혁자요, 교회 학자라는 칭호를 부여받았던 성인는 선종 5년 전인 1577년 가르멜회 수녀들을 위해 직접 기도를 쓰고 영성의 단계에 관한 가르침을 적었다.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영혼 깊은 곳을 ‘성’(城)으로 비유하고 일곱 개의 궁방으로 나눠, 자아 인식에서부터 시작해 하느님과의 사랑의 합일 곧 영적 결혼의 단계에 이르기까지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의 기도와 영성 생활 여정이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혼의 성」은 그 내용을 담은 것이다. 한국에서는 1970년 고(故) 최민순(요한) 신부 번역으로 발행돼 가르멜 회원들과 신학도와 수도자, 신자들에게 널리 읽혔다. 개정판으로 나온 이번 책은 우리말 최초 번역본이라는 상징성과 가치를 살리기 위해 최민순 신부의 시적이고 유려한 필치를 가능한 한 보존했다. 또 현대에 쉽게 이해하기 어렵거나 의미가 모호한 표현은 독자들 이해를 위해 일부 수정하거나 설명을 덧붙였다.



가르멜회 수도자 위한 저서
1970년 첫 번역본 개정판
시적 표현들 최대한 살리고
일부 표현만 현대어로 수정



여기서 성인는 ‘겸손’을 강조하며 ‘자기를 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힌 것이 눈에 띈다. “세상에 사는 동안 겸손만큼 필요한 것이 또 없으니, 혹시 여러분이 하늘 높이 올라갔다 하더라도 절대로 이 점을 소홀히 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 높고 높은 당신을 우러러보노라면 낮고 낮은 우리가 다가오는 것, 당신의 맑으심을 우러러보노라면 우리의 더러움이 보이는 것, 당신의 겸손을 익히 생각하노라면 겸손에서 아득히 먼 자신을 우리는 보는 것입니다.”(46~47쪽)


또 ‘주님은 일의 크기를 보시지 않고 어떠한 사랑으로 하는가를 보신다’고 강조한다. “주님께서는 당신이 십자가 위에서 우리를 위해 아버지께 바치신 제사에다 우리의 제사를 합쳐서, 우리의 일이야 작고 작을망정 우리 마음을 보시고 값있게 해주실 것입니다.”(378쪽)


맺음말을 통해 성인은 “내가 다룬 바는 일곱 궁방들뿐이었지만, 그 궁방마다의 위아래로 옆으로 더 많은 궁방이 있고 거기에는 아기자기한 것들이 수도 없이 많아서 여러분은 당신 모습을 따서 이 성을 만들어 주신 위대하신 하느님을 전심전력을 다하여 찬미하려 들 것”이라며 “하느님께 대한 깊은 인식을 여러분에게 넣어줄 마음 하나로 이 글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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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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