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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나를 선으로 이끌었고, 마침내 기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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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철 신부(루카·가톨릭대학교 총장)에게 ‘음악은 당신에게 무엇인가’라고 물어본다면 “절친하고도 좋은 친구”라는 답이 돌아온다. 그만큼 어떤 상황에 있든 음악을 들으면 그 자체로 힘을 얻거나 자극받고 또 치유받거나 위로를 받는다. 더 나아가 음악은 진선미(眞善美)의 길로 인도하고 때로는 성스럽게 한다. 그 시간은 자연스럽게 기도로 연결되고 궁극적으로 하느님께로 인도한다.


「음악은 나의 기도」와 「음악은 나의 기도 2」를 출간한 바 있는 원 신부가 후속편이라 할 수 있는 「나의 음악, 나의 기도」를 펴냈다. 이른 새벽 음악을 들으며 떠오르는 단상(斷想), 경당(經堂)에서 기도하거나 성경을 읽을 때, 또 미사 드릴 때 떠오른 묵상 내용을 글로 옮겨 적은 것이다.


원 신부는 ‘진리와 사랑’과 시련과 인내, 거룩함과 의로움, 자유와 해방 등 크게 네 범주로 내용을 분류하고 범주마다 4~5개의 곡을 소개했다. 이 네 가지 범주는 평소 마음에 담아 두었던 성경 구절을 따른 것이다. 교향곡에 관한 글이 유독 많은데, 이는 주로 새벽 시간에 음악을 듣는 저자의 일상에서 비롯됐다. 저녁 일찍 잠자리에 들고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일상화된 그에게 웅장한 소리의 교향곡은 하루를 새롭게 활기차게 출발할 수 있도록 충만한 용기를 주기 때문이다.


선정한 음악 한 곡 한 곡마다 그에 얽힌 자신의 일화와 음악가들의 삶과 음악 이야기를 풀어내는 책은 산책하듯 편안하게 읽힌다. 각 곡에는 또 그에 맞는 성경 구절을 실었다. 예를 들면 비발디 협주곡 ‘화성의 영감 op.3’에서는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루카 9,62)를 인용했다. 그리고 바이올린을 좋아했으나 연주자로서가 아니라 음악을 듣고 감상하는 것에 만족하기까지의 일화가 그려진다. 바이올린이라는 쟁기를 미련 없이 포기하고 사제의 길에 대해 꿈꾸기 시작한 이야기는 곡해설과 배경, 작곡가의 에피소드로 이어져 감상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고전 음악 입문서로 손색이 없는 책은 독자들을 소박하고 진솔하게 클래식 음악 세계로 이끈다. 특히 ‘구도자의 길’을 걷는 한 사제의 음악 이야기는 독자들이 음악의 복음적 가치, 영성적 가치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도록 한다.


“바이올린을 포기한 후 어느 순간부터는 음악을 듣기만 해도 마음과 정신이 맑아지는 경험을 했다. 음악은 나를 무아와 선의 세계로 이끌었고 일종의 평정심을 갖게 해 주었다. 음악이 기도가 된다는 것을 그때부터 깨달아 가기 시작했다.”(18~19쪽)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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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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