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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은 몸으로 드리는 미사라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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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교 정신의 뿌리이자 핵심은 ‘나눔과 섬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교육받은 이화여자대학교 교육철학의 핵심도 나눔과 섬김입니다. 이화여대에서 국내 최초로 무용과가 설립된 이유 역시 같은 맥락에서 몸으로 직접 체험한 교육이 동반돼야 사람은 주체성을 세우고 이를 통해 나눔과 섬김의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화여대 무용과 한혜주 초빙교수(레지나·인천교구 김포 풍무동본당)는 무용 이론과 실기를 균형 있게 연구하고 무대에서 공연하면서, 무용에는 신학적, 사회학적 사상이 저변에 깔려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2011년 3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이화여대 무용학과 무용실기전공으로 무용 박사학위를 받은 한혜주 교수는 박사 논문에서도 무용에서 발견할 수 있는 몸의 신학을 깊이 있게 고려했다. 이 논문으로 이화여대 우수학위 논문상(박사학위 과정)을 수상하기도 했다.


“춤이란 ‘몸으로 드리는 미사’라 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몸체험’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몸을 평생 가지고 살고 몸의 감각을 통해 세상과 만나는 것처럼 하느님과도 만납니다. 머리나 생각만으로 하느님을 만나는 것은 아닙니다. 가톨릭의 성인들도 몸의 체험으로 하느님을 만나 신앙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한 교수는 가톨릭신자들이 미사 때마다 성체를 받아모심으로써 하느님과 일치를 이루듯 하느님을 완전하게 이해하는 통로가 사람의 몸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한 교수는 가족들과 국내외 성지를 순례하고 순교자들의 삶을 눈여겨보면서 순교자들이 몸으로 살아냈던 고귀한 신앙과 문화와 역사를 배우는 시간도 종종 갖는다.



한 교수는 안무가이자 발레 무용수로서 그리고 가톨릭신자로서 가톨릭과 발레 역사가 서로 통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가톨릭과 발레는 모두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가톨릭이 한국에 들어와 지금까지 교회 역사가 이어지는 것처럼 발레 역시 본래 서양 문화이지만 한국 문화의 한 부분으로 살아 있지요. 하느님께서 한 사람 한 사람 각자에게 의지와 자유와 고유성을 주신 것과 같이 발레 역시 무용수들 각자의 특성과 개성을 존중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예술 분야입니다.”


8월 8일에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에서 열린 <그 위에서: on my toes> 공연에 안무 및 출연으로 참여하는 등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한 교수는 발레가 가톨릭교회처럼 세계화를 위한 탄탄한 기반을 갖춘 장르라는 점도 지적하며 자신이 꿈꾸는 발레의 방향성도 들려줬다.


“발레는 시대와 지역과 문화를 넘나들며 변화하는 살아 있는 예술입니다. 저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미학을 가진 발레를 현대화하는 연구와 창작 작업을 지속해 한국의 철학과 역사가 담긴 한국적이면서도 국제적인 컨템포러리 발레를 구축하려고 합니다. 향후 창작과 연구를 병행해 대한민국을 세계 컨템포러리 발레의 중심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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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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