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6일 사랑과 격려의 말」,「나답게 행복하게」를 통해 지치고 불안해하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위로를 주고, 희망과 사랑, 긍정의 에너지를 전달한 와타나베 가즈코 수녀의 묵상 에세이다.
4장으로 구성된 책은 장마다 저자의 사색과 경험에서 얻은 삶의 깨달음이 짤막하게 실려있다. 성인 말씀이나 삶의 방식을 드러내는 시구(詩句)도 많이 인용됐다. 3장은 가즈코 수녀의 자전적 이야기다.
그는 아홉 살 때 눈앞에서 부친의 죽음을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은 후 정신적 번뇌와 우울증에 시달렸다. 수녀원에 입회해서 미국 유학을 떠나 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일본인 노틀담 청심여자대학교 교수로 일하다 36세에 일본인 첫 학장으로 임명됐으나 한창 일할 나이인 50세 때 우울증에 걸리고 60대 중반에는 교원병 진단을 받는 등 련을 겪었다.
가즈코 수녀는 힘든 일도 많았던 미국 유학 생활, 일본에 돌아와서도 겪은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하느님께 모든 것을 내어 맡기며 살아가기를 기도했다. 그는 여러 힘듦을 살아낼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은 우리에게 감당하지 못할 시간은 주지 않으신다. 그것을 이겨낼 힘을 마련해 주신다’는 믿음이었다.
“멍에도 짐도 없애주시지는 않지만 짊어질 수 있을 만큼만 주시는 분,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온유하고 겸손해져야만 한다는 것, 이것이 주님께서 나에게 주신 가르침이었습니다.”(105쪽) 그리고 당부한다. “하느님은 시련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시지요. 그분은 감당 못 할 시련은 주시지 않아요. 무슨 일이 있어도 주님을 신뢰하며 나아가세요.”(106쪽)
이처럼 책에서는 가족, 용서, 행복, 죽음, 인간관계 등 다양한 주제가 다뤄지며 가즈코 수녀가 마주했던 체험이 진솔하게 더해진다. 결국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하나다. 책 제목이 암시하듯, 무슨 일이든 사랑과 기도를 담아서 할 때, 그 일은 더 이상 아무것도 아닌 일이 아니라 어느 틈에 내 삶 안으로 들어와 특별해진다는 것이다.
「366일 사랑과 격려의 말」에서 나를 사랑하는 일에 서툰 사람들에게 자신을 사랑하라고 격려하고, 또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우리가 해결하지 못한 삶의 의문과 문제에 관한 지혜를 알려줬던 그는 전작의 따스함을 이어가면서도 애정어린 조언과 다독임으로 더욱 진정성 있게 어려움을 돌파할 위로와 지혜를 전한다.
‘귀찮으니까, 하자’죽음의 리허설, ‘작은 죽음’이란말로만 외친다고 평화가 올까요? 등 이야기 주제들은 아주 가깝게 현실과 맞닿아 있다. 그래서 부담 없이 읽으면서도 그저 가볍게 흘려버릴 수 없다.
이를테면 ‘지친 나를 치유하는 비결’ 에서 가즈코 수녀는 “실패하지 않는 인생을 살 수는 없다”며 “실패는 당연히 따르는 것이고, 단 그 순간 좌절하지 않는 것과 자신의 어리석음을 후회하고 자책할지라도 결코 자포자기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들려주는 식이다. 한 편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글의 요점을 간략하게 정리해 주는 것도 장점이다.
찬바람이 불고 스산한 겨울날에 따듯한 햇살처럼 마음에 쉼을 주는 책이다. 그 어느 때보다 진심 어린 응원이 필요한 이들이 기댈 힘이 되어줄 수 있다. 대림 시기와 연말을 앞두고 부모님과 자녀, 친구에게 그리고 세상 기준에 맞추느라 자신을 소홀히 한 나에게도 건네기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