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귀중 보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대규모 전시 ‘The Art of Jewellery: 고혹의 보석, 매혹의 시간’이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는 일본 보석 수집가 아리카와 가즈미의 수집품을 소개하는 자리로, 그가 40년간 모은 보석 208점이 전시된다. 아리카와는 세계적인 보석 수집가로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고대부터 20세기 중반의 보석 500여 점을 모아 왔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조각계의 라파엘로라 불리는 발레리오 벨리의 <그리스도와 전도사의 십자가> 등을 볼 수 있다. 아리카와의 설명에 따르면, 이 작품의 십자가에는 바티칸에서 공식 인정한 예수님이 십자가형을 당했을 때의 실제 십자가 유물 ‘성십자가’(True Cross)의 일부가 담겨 있다.
해당 작품은 현존하는 벨리의 십자가 3점 중 하나로, 정교한 세공 기술로 십자가 가운데 예수님의 모습이 표현됐다. 머리 위에는 ‘유다인의 왕, 나자렛 예수’를 의미하는 ‘INRI’가 새겨져 있으며, 십자가 사방에는 요한이 독수리로, 루카가 소, 마태오가 천사, 마르코가 사자와 함께 표현됐다. 십자가를 받치는 받침대는 1762년 프랑스 파리의 금세공인 피에르 제르맹이 제작한 것이며, 받침대 중심부엔 예수가 짊어지고 못 박힌 십자가의 작은 조각 두 개가 보관돼 있다.
이외에도 신성로마제국 황제 프리드리히 3세가 사용한 인장 반지를 비롯해 프랑스 국왕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의 장녀 앙굴렘 공작 부인이 착용한 팔찌,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대관식 귀걸이, 100개가 넘는 토파즈로 장식된 뷔르템베르크 왕국(현 독일)의 파뤼르(Parure, 티아라·목걸이·귀걸이·팔찌·브로치가 한 세트를 이루는 장신구) 등이 전시된다.
아리카와는 이번 전시를 두고 “지구가 선사하는 궁극의 아름다움이자 인간 소망의 정수인 보석이 자아내는 감동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 기간은 내년 3월 16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