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한 해 교계 출판계는 독자들이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을 넘어서 삶에 적용을 위한 실천으로 나서고 또 다른 이들과 이를 함께 나누는 등 능동적인 방향으로 변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 책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을 활용한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를 소비하고 자신에게 맞는 신앙 콘텐츠를 찾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출판사들도 이런 요구와 미디어 환경 변화에 발맞춰 여러 기획을 시도하고 다양한 온라인 공간을 활용해 독자들과의 소통을 시도했다. 다채로웠던 올해 교계 출판계를 되돌아본다.
우선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5년 희년을 앞두고 2024년을 ‘기도의 해’(Year of Prayer)로 선포함에 따라 ‘기도’에 관한 책들이 많이 출간됐다. 교계 출판사들은 교황의 사목 노선에 따라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돕는 전례와 기도, 영성 서적을 다양하게 선보였다. 신학과 교부학 부분에서도 의미 있고 무게감 있는 시리즈 책들이 다수 번역돼 독자들을 만났고, 시노달리타스 여정을 계속 걷는 교회 흐름에 응답하며 성령 안에서 식별하는 삶을 살도록 지침을 주는 책들도 소개됐다. 내면과 감정을 바라보며 하느님과 자신을 마주하도록 하는 심리 영성 서적들도 눈에 띄었다.
‘기도의 해’와 관련해서는 교황청 복음화부에서 발간한 「기도 소책자」의 번역본이 주목받았다. 성서와함께 출판사는 전 8권 중 1권 「오늘의 기도: 극복해야 할 도전」, 2권 「시편으로 드리는 기도」, 5권 「기도의 비유」를 출간해, 신자들이 모든 활동의 바탕이 되는 기도에 더 마음을 모을 수 있도록 했다. 이외 분도출판사의 「수행: 교부들에게 배우는 기도생활」은 성경과 교부 전통에 따라 기도하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일상 안에서 깊은 기도 생활을 하도록 안내했다. 바오로딸에서 나온 「상처에서 희망으로 나아가는 기도」, 기도에 대한 다양한 질문과 고민을 단순하고 명쾌하게 풀어준 「궁금해요, 기도」 등도 기도 관련 서적으로 독자들 호평을 받았다.
새로운 신앙 서적 출간과 아울러 가톨릭 고전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노력도 있었다. 「발타사르, 죽음의 신비를 묵상하다」와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와의 첫 만남」 등 신학적 탐구를 담은 고전을 출간한 가톨릭출판사는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가톨릭고전과 함께하는 365일 말씀 달력」 등을 내놓았다.
서울대교구가 하느님의 종 브뤼기에르 주교의 시복시성을 추진하면서 관련 서적 출간도 잇따랐다. 생활성서사는 「브뤼기에르 주교 바로 알기」와 「브뤼기에르 주교 바로 살기」, 「영원히 머물 것처럼 곧 떠날 것처럼」 등을 펴냈으며 한국교회 형성에 밑거름이 된 브뤼기에르 주교 삶을 조명했다.
교부 문헌 출간도 활발했다. 가톨릭대학교출판부의 「교부들의 발자취」를 비롯한 여러 책이 독자들을 찾았는데, 분도출판사가 발행한 「교부들의 가르침」을 비롯한 요한 카시아누스의 「담화집」, 오리게네스의 「켈수스 반박」 등은 독자층이 두텁지 않음에도 호평을 모은 책들이다.
성경 관련 책들의 출간도 꾸준했다. 성경 교재 「지혜 여정」 시리즈를 계속 출간 중인 생활성서사는 「성경의 길을 따른 어린이 여정」 구약성경편 총 4권을 완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