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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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은 감정의 치유」…영적 믿음으로 마음의 상처 치유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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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간은 인종과 국적에 관계없이 어떤 식으로든 상처, 죄책감, 분노 등 ‘상처 입은 감정’의 영향을 받는다. 가정 문제 상담사이고 심리 치료사로 30년 넘게 사람들의 상처를 마주한 저자는 그런 문제를 가중하는 배경이 우리 자신의 인간적인 속성, 특히 자신의 감정에 대한 오해와 두려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이런 오해는 예수님의 메시지에 대한 오해와 결부될 때 더욱 심한 내적 혼란을 겪는다는 것을 알았다. 인간적인 속성과 그리스도교의 메시지가 충돌한다고 느낄 때 고통, 죄책감, 그리고 때때로 감정 치유를 저해하는 수치감을 느끼기도 한다.

 

 

“모든 심리적인 문제 이면에 종교적인 문제가 존재한다”는 카를 구스타프 융의 말처럼 저자 역시 여러 정신적인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있어서, 중요하지만 간과되는 것이 종교적인 문제를 치유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본다. 종교적인 문제 안에 숨어있는 심리적인 문제, 심리적인 문제 안에 숨어있는 종교적인 문제를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교와 심리학이 상호보완을 하여 어떻게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지 다루는 책은 1999년 초판 이후 25년 만에 개정판으로 새롭게 독자들을 찾았다. 그동안 바뀌고 정립된 심리학 용어를 수정 보완했으며, 초판에서 맞춤법에 어긋난 표현이나 명확하지 않은 뜻을 다시 다듬었다.

 

 

“인간의 근본적인 심리적 또는 영적인 면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불필요한 고통을 받는 경우를 너무 많이 접했다”고 토로한 저자는 “그 오해가 너무나 깊고 광범위하다는 사실과, 이 오해가 각계각층 사람들 전반에 만연돼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책의 저술 이유를 밝힌다.

 

 

그런 면에서 책의 각 장들은 그런 오해를 살피며 얻은 직접적인 성과를 담았다. 분노, 자기 용서, 연민, 우울증, 변화, 죄책감 등과 같은 기본적 개념을 다루면서 우리의 인간적 조건이 허용하는 한도에서 인간적·영적 역동성이 상호 보완적이며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점을 잘 이해하도록 설명한다.

 

 

성경에서도 인간적인 것과 영적인 것이 혼합돼 있음을 볼 수 있다. 인간의 약점과 실패를 영적인 힘으로 극복하는 모습도 발견한다. 예를 들어 죄에 떨어진 다윗은 하느님의 용서를 통해 다시 일어선다. 또 전인적인 예수의 면모도 있다. 감성적이며, 울고 슬퍼하고 연민을 느끼며, 분노하고 상처받고, 실망하고 칭찬하고 달래주며, 동조하며 애정을 준다. 


 

 

저자 파도바니 신부는 “예수의 감정은 희망, 사랑, 믿음 등에 관한 영적 가르침의 일부였고, 예수는 감성적으로 또 영적으로 자신을 따르도록 우리를 부르시지만 자주 우리는 예수의 영성이 그가 지닌 인성의 한 부분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누구에게나 상처가 있고, 그 상처를 어떻게 극복하고 상처 입은 감정을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지 막막할 때가 있다. 책은 그리스도교와 심리학을 보충하며 상처를 치유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자기 자신을 어떻게 이해하고,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다른 사람과 어떻게 관계 맺어야 하는지, 알게 모르게 자신에게 상처와 고통을 준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혼란스러울 때 유용한 나침반이 될 수 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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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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