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의 아이들 / 김성범 / 청동거울
“난 내가 고문을 당하는 걸 상상하는 것도 싫었고 무서웠지만 내 몸이 만신창이가 되면 너를 어떡한단 말이냐? 그렇잖아도 병치레 많은 너를 돌봐 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난 모든 게 너무너무 무서웠단다.” 엄마가 배교를 한 게 내 탓인 것만 같았다.(61쪽)
「천주의 아이들」은 한반도에 천주교가 들어와 정착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박해의 역사를 소년의 눈으로 담아 청소년들에게 전하는 역사소설이다. ‘종교 탄압’ ‘배교’ ‘순교’ 등 지금은 너무도 낯선 단어들이 불과 2세기 전 이 땅에서는 화두였다. 천주교는 유교 중심의 조선을 뒤흔들만한 중대한 사안이었고, 기득권 세력은 봉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천주교인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이 책은 정해박해(1827년)를 중심으로 자신의 믿음을 지키기 위해, 모두가 평등하고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순교한 이들의 이야기다. 특히 박해로 부모를 잃은 소년 찬성이가 마을의 지도자로 커가는 성장기, 처참한 상황에서도 하느님과 서로를 믿는 희망을 담고 있다.
저자 김성범(에디지오) 작가는 제3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사)섬진강도깨비마을 촌장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노래와 글을 짓고 있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