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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인터뷰] 회고전 여는 김인중 신부…"하느님 도구인 나의 예술로 세상에 빛 전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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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화가’ 김인중 신부(베드로·도미니코 수도회)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프랑스 샹보르성에서 뜻깊은 전시를 연다. 3월 29일 시작된 전시 ‘보이지 않는 색’은 8월 31일까지 이어진다. 개막에 앞서 김 신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전시와 예술, 신앙 등에 대해 들어봤다.



예술 인생 65년 회고전


“그간의 작업들을 기념하는 회고전을 유서 깊은 고성에서 열게 돼 기대가 큽니다.”


전시는 10여 년 전, 프랑스 샤르트르 국제 스테인드글라스 센터에서 열린 그의 개인전을 눈여겨본 샹보르성 디렉터의 기획으로 3년여 간의 준비 끝에 마련됐다.


작품을 통해 인간 내면의 영혼이 갈구하는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염원을 담고자 한 김 신부는 2월부터 샹보르성 내부의 숙소에서 두 달여 간 머무르며 작업을 마쳤다.


“매일 성을 드나드는 동안 전시회에 찾아오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을 봤어요. 안내자의 설명을 듣고 수첩에 무엇인가를 열심히 적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죠. 그 모습에 저의 작품 역시 앞으로 새로운 문화예술을 창조해 갈 젊은 세대에게 영감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현재와 미래를 잇는 창조의 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죠.”


아울러 이번 기획전은 프랑스의 수호성인인 성 루이(프랑스 왕 루이 9세)를 기리는 의미도 담고 있다. 성 루이는 자신의 왕국을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하늘이 주신 선물로 이뤄진 것이라 여겼다. 개인의 도덕적 가치와 리더십이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드는 데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 인물로, ‘청빈’을 자신의 삶으로 증명해 전 세계 신자들의 인정과 존경을 받는다. 김 신부가 성 루이에게 헌정하기 위해 제작한 유화 1점 역시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다.


“샹보르성에서의 전시가 예술가로서 다시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요. 관람객들이 작품과 자유로이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며 내면을 성찰하고 위로와 용기, 열망과 힘을 얻었으면 합니다.”



“예술 통해 하느님의 빛 전하고파”


특히 올해는 그의 예술 인생이 65년을 맞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예술에 입문한 것은 하느님의 섭리 같다고 느껴요. 젊은 시절, 미술을 전공해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졌어요. 사랑하면 어떤 식으로든 표현이 불가피하죠. 그러니 예술은 사랑에서 솟아나고, 예술과 사랑은 밀접한 관계를 이룬다고 할 수 있어요.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랑이 가득한 날들을 보낼 수 있어 늘 감사한 마음뿐이에요.”


1963년 서울대 회화과를 나온 그는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스위스와 프랑스 유학생활을 통해 1974년 도미니코 수도회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다. 이후에도 창작 활동에 매진한 그는 전 세계에서 200회가 넘는 전시회를 열었다.


2010년에는 화려한 색채와 동양의 미를 접목한 예술성을 인정받아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예술 공훈 훈장 ‘오피시에’(Officier)를 수여받았으며, 2016년에는 프랑스 가톨릭 아카데미 회원으로 추대되기도 했다. 프랑스 앙베르에는 그의 이름을 딴 미술관이 있을 정도다.


“작품 제작 과정에서 가장 먼저 고려하는 건 스테인드글라스가 어떻게 기존의 건물과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에요. 작품을 설치했을 때 얼마나 빛의 효과를 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죠.”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작품 활동에 집중해 왔지만, 그의 작품은 국내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수원교구 용인 신봉동성당, 의정부교구 민락동성당, 대전교구 공주 중동성당 등은 그의 스테인드글라스로 꾸며진 대표 성당들이다. 또한 그의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는 국내 미술관 건립도 현재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스테인드글라스뿐만 아니라 유리공예, 세라믹, 회화 등의 작품 제작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사제로서 하느님의 도구인 제 예술 세계를 통해 빛을 전하고 싶어요. 오랜 시간 많은 칭찬도, 비평도 받았지만 모두 그때뿐이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어느 것에도 흔들리거나 괴로워 말아라. 모든 것은 다 지나가고, 요지부동의 하느님만을 생각하라. 하느님 한 분만으로도 족하다’라는 아빌라 데레사 성인의 말씀을 늘 마음에 새기고 있어요. 덕분에 작품을 만드는 동안에는 모든 걱정에서 해방되곤 하죠. 예수님에게 ‘너의 믿음이 너를 구했다’는 칭찬을 받을 수 있다면 무엇을 더 바랄 수 있을까요?”


>>>> 김인중 신부의 프랑스 샹보르 성 전시 ‘보이지 않는 색’ 바로가기


황혜원 기자 hhw@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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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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