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전례 중 복사가 작은 종을 치는 순간이 있다. 이때 종소리는 무엇과 관련되며, 또 어떤 의미를 지닌 것일까. 미사 때마다 목격하는 장면이면서도, 막상 그 이유를 얘기할라치면 대부분 말문을 쉽게 열지 못한다. 세례를 받으면서 시작하는 전례 생활이 알 듯하면서도 정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주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윤종식 신부(티모테오·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전례학 교수)가 펴낸 「아하~전례!」(312쪽/2만 원/가톨릭대학교출판부)는 전례 전반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알기 쉽고 친근하게 설명한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깨달았을 때 가볍게 내는 소리’ 뜻을 지닌 ‘아하’ 의 뜻처럼, 평소 지녔던 전례에 대한 궁금증을 신자 눈높이에 맞춰 해소해 주는 느낌이다.
윤 신부가 전례 강의를 시작할 때 신자들에게 들려주는 말이 있다. “전례라면 고개를 절레절레하던 분들이 강의를 다 듣고 난 후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하 전례’라고 탄사를 아끼지 않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책 제목 ‘아하~ 전례!’는 이런 뜻에서 지어졌다.
“이번 책은 전례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를 돕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한 윤 신부는 “전례의 제대로 된 의미를 알고 있을 때 능동적으로 참례하기가 쉬워지고, 또 그래야 ‘믿는 바’를 ‘기도’하고 기도한 것을 ‘생활’에 적용하는 전례 영성이 실현될 수 있다”고 그 의미를 풀었다.
윤 신부는 본당이나 강의 현장에서 신자들을 만나며 안타까운 경우를 자주 접했다고 했다. 미사 전례에 성실히 참례하면서도 관련 이해도가 약해서 ‘전례의 어느 면이 더 강조돼야 하고, 또 그때 하느님은 나에게 어떻게 와닿는지’ 깨닫지 못하는 상황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아쉬움들을 ‘가톨릭신문’과 월간 ‘성모님의 군단’의 기고 글에서 녹여냈던 윤 신부는 이번 책으로 그 내용을 하나로 묶었다. 총 4부로 구성된 책은 먼저 전례의 전체적인 개념을 다루고, 계속해서 그리스도의 신비를 드러내는 데 꼭 필요한 상징과 성당의 전례 공간에 관해 설명한다. 마지막에는 그리스도의 일치에 있어서 정점인 미사 전례의 각 부분을 얘기한다. ‘교회의 활동이 지향하는 정점이며, 동시에 거기에서 교회의 모든 힘이 흘러나오는 원천’(전례 헌장 10항)인 전례를 통해 그리스도와 만나는 체험을 더욱 쉽게 할 수 있도록 고려한 구성이다.
내용은 개별적인 전례 이해가 아니라, 교회가 얘기하는 전례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에 비중을 뒀다. 1~3부는 12개, 4부는 24개 항목으로 게재돼 있어서 차례대로 전체 내용을 읽지 않더라도 궁금하거나 중요한 부분을 골라서 찾아볼 수 있다. 지면 편집 면에서도 문단마다 간격을 두어서 가독성을 높였다.
‘응답하라, 전례’와 ‘슬기로운 전례 상징’ 등 드라마 제목을 차용하거나, ‘전례라는 팥빙수의 팥인 파스카 신비’ 등 생활 밀착형 제목들은 신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다. 그만큼 어렵지 않게 전례를 가깝게 느끼고, 신앙생활 안에서 전례가 지닌 의미를 체험하기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배어 있다.
“사랑 실천이 그리스도로부터 유래했음을 늘 기억하고 선포하면 증언하는 전례는 성화의 토대”라고 강조한 윤 신부는 “‘전례가 이런 것이구나’라는 깨달음을 많이 얻는 기회가 되시면 좋겠다”고 책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덧붙여 “앞으로 책을 쓴다면 전례 시간의 결실인 시간 전례(성무일도), 전례주년, 각 성사의 기도들, 전례음악, 준 성사, 신심 행위 등을 주제로 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