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교 신자의 의무와 권리 / 루이지 사바레세 / 김현조 신부 옮김 / 가톨릭대학교출판부
「그리스도교 신자의 의무와 권리」는 「교회 법전」 제2권 ‘하느님 백성’의 제1편 ‘그리스도교 신자들’(제204~329조)을 법전의 체계에 따라 주석 방식으로 다룬 책이다.
새 교회법전의 여러 규정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을 법적 토대로 삼고 있다. 「1917년 법전」의 교회론이 엄격하게 계층화된 교회로 평신도에 대한 배려가 거의 없었다면 「1983년 법전」은 교계 구성 원칙을 확고히 유지하면서도 서로 다른 역할·직무·은사에 대한 고유한 부르심이 접목되는 근본적인 평등과 공동의 존엄성을 강조하였다.
“평신도들의 임무는 자기 소명에 따라 현세의 일을 하고 하느님의 뜻대로 관리하며 하느님의 나라를 추구하는 것이다. 평신도들은 세속 안에서, 곧 각각의 온갖 세상 직무와 일 가운데에서, 마치 그들의 삶이 세상 안에서만 짜인 것 같은 일상의 가정생활과 사회 상황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거기에서 하느님께 부르심을 받아, 자기의 고유한 임무를 수행하며 복음 정신을 실천하고 누룩처럼 내부로부터 세상의 성화에 이바지하며, 또 그렇게 하여 무엇보다도 자기 삶의 증거로서 믿음과 바람과 사랑으로 빛을 밝혀 다른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분명하게 보여준다.”(「교회 헌장」 31b항 중)
이 책에 담긴 조항들은 대부분 새롭게 마련된 규정으로, 현대사회와 문화·교회의 현실에 맞춰 정교하게 구성되었다. 입법자들은 이 조항들을 통해 신자들이 교회 공동체 안에서 각자의 성소에 따라 성화를 이루고, 교회의 사명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며, 신앙인의 소명을 실천할 수 있도록 법적 기준을 제시한다. 동시에 신자들이 교회 구조에 수동적으로 종속되거나 율법주의에 매이는 것을 방지하고, 사목적 쇄신과 공동체 활동 등을 통해 능동적이고 협력적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윤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