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20일
생명/생활/문화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시대의 징표 ‘미국 출신’ 교황 레오 14세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파파 레오 14세 / 매튜 번슨 / 김민 신부 옮김 / 생활성서


신학자이자 가톨릭 저널리스트인 저자 매튜 번슨
격변의 시대 이끌 선교사 출신 교황의 발자취
그가 머물렀던 시카고·페루·로마로 나눠 돌아봐


“오늘날 세계는 정치적, 경제적,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술적 측면에서 격변을 겪고 있다. 그리고 그 격변의 중심에는 미국이 있다. 우리는 이 미국 출신 교황이 오늘날의 세계에 무엇을 해 줄 수 있을지 아직 모른다. 하지만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문구 하나를 인용하자면, 시대의 징표를 읽고, 하느님께서 레오 14세를 교황으로 세우시면서 교회와 세상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셨는지 식별해 보려는 노력은 할 수 있다.”(23쪽)

「파파 레오 14세」는 신학자면서 가톨릭 저널리스트인 매튜 번슨이 엮은 레오 14세 교황의 발자취다. 저자는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Robert Francis Prevost)라는 인물이 사도좌에 이르기까지 그의 삶과 신앙의 여정이 갖는 의미를 크게 시카고·페루·로마로 나눠 살펴본다.

“프레보스트 가족은 그 자체로 미국의 축소판이다. 이 가족은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미국 남부의 흑인 이민자 조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 따라서 처음부터 레오 14세 교황은 미국적이면서 동시에 국제적이었다.”(48쪽)

교황은 1955년 시카고 자비병원에서 태어났다. 미국 전역에 있는 같은 이름의 다른 병원들과 마찬가지로 19세기 자비의 수녀회가 설립한 곳이다. 그는 급성장한 가톨릭교회를 배경으로 온전한 가톨릭 공동체에서 성장했고, 대신학교 졸업과 동시에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에 입회했다.

그러나 20세기 말 시카고 가톨릭교회는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 교황이 다녔던 본당도 소신학교도 문을 닫았다.

저자는 시카고 가톨릭교회 안에서 성장하고 그 쇠퇴를 목도한 교황의 이야기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교회가 지금 시대에 어떻게 응답할지 긴급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며, 교황이 선택한 사목 표어 ‘한 분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하나’를 상기하는 대목이라고 말한다.

“레오 14세는 초대 교회 이후 첫 번째 ‘선교사’ 출신의 교황이다. 이 놀라운 사실을 통해 주님께서는 교회 전체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고 계신다. 이제 탈그리스도화된 세상에 특별한 방식으로 선교를 하라는 부르심을 교회 전체가 받고 있다.”(141쪽)

페루는 1985년 북부 출루카나스를 시작으로 교황이 오랜 기간 선교했던 지역이다. 페루 현대사의 잔혹한 격변기이기도 했던 당시 교황은 신자들의 영적·물질적 도움을 위해 헌신했다. 빈과 부, 고지대와 저지대, 사막과 열대 우림 등 극명한 대비로 가득한 곳에서 그 양극을 묶어 주는 일치의 도구가 되기 위해 선교사이자 주교로서 사목했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로마는 유학생 시절 머물렀고,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총장으로 약 3000명의 수도자들을 통해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적 맥락을 직접 접했던 곳이며, 2023년 성직자부 위원이 되어 2025년 초 추기경으로 임명되기까지 길지 않은 시간 그의 가치를 드러냈던 곳이다. 저자는 지금까지의 행보를 통해 레오 14세 교황이 로마와 전 세계를 연결하며 걸어갈 다음 발걸음을 내다본다.

“레오 14세 교황은 아마 오늘날 살아 있는 인물들 가운데 누구보다도 다양한 환경 속에서 교회를 보고·듣고·체험해 온 인물일 것이다. 그는 하느님의 백성이 처한 상황과 필요가 각 지역마다 얼마나 다른지를 깊이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교회가 그러한 다양한 필요에 민감하게, 그리고 겸손하게 응답해야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210쪽)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5-08-20

관련뉴스

말씀사탕2025. 8. 20

마태 4장 4절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느니라.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