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조카들아, 이것만 읽고 냉담하면 안 되겠니? / 전삼용 신부 / 성바오로
냉담하는 가족에게 당장 권하고 싶은 제목의 이 책은 수원교구 전삼용(조원동주교좌본당 주임) 신부가 성장기에 함께하지 못했던 조카들의 신앙을 회복하고자 집필했다. “이 책을 다 읽고도 성당 나올 마음이 안 생기면 더는 성당 나오라는 말 안 할게”라는 단언과 함께 책값도 돌려주겠다며 메일 주소까지 수록할 만큼 정성을 다한 책이다.
조카에게 말하듯 편한 문체로 써내려갔지만, 담긴 내용은 묵은 신앙인이 읽기에도 튼실하다. 교리를 이해하지 못해서, 혹은 성당에 나가야 할 이유를 깨닫지 못한 냉담 교우나 성당에 오래 다녔지만 믿음에 의문을 품은 이들을 위해 가톨릭 교리의 핵심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성경 말씀은 물론이고 이웃 종교의 교리와 책·영화·공연 등 다양한 예화를 더해 이해를 돕는다. 또 사목 현장에서의 다채로운 경험을 토대로 젊은이와 냉담교우들이 흔히 겪는 고민과 방황에 대해 현실적으로 조언한다.
책은 크게 회개·세례·견진·성체 등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전 신부는 가톨릭이 갈라진 교회보다 냉담률이 높은 것에 대해 “신앙이 자기 행복과 무관하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라며 스스로 행복하지 않음을 인정하고 그 이유를 파악해야 ‘회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어 ‘세례’에서는 새로운 자기 정체성을 어떻게 갖게 되는지, ‘견진’에서는 새롭게 받은 정체성을 어떻게 견고히 다져가는지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믿음을 위해 ‘성체’가 어떻게 힘을 주는지 안내한다.
“이제 선택은 너희가 하는 거야. 그런 건 없고, 지옥도 없고, 죽으면 끝이니까 그냥 살고 싶은 대로 살든가, 아니면 내가 저절로 존재할 수 없으니 사랑을 믿고 그 사랑의 사명을 받아들이든가.”
윤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