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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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청소년 곁을 지킨 두 신부의 기록

상처 입은 청춘의 좌절과 회복 담은 책 두 권 나란히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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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청년과 청소년을 지칭하는 연령대에는 차이가 있지만, 사용하는 한자는 ‘푸를 청(靑)’으로 같다. 노년을 뜻하는 ‘황혼’이라는 표현과 비교하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그 찬란함이 와 닿을 것이다. 하지만 그 푸르른 시기가 유독 힘든 이들이 있다. 가정의 해체나 경제적·심리적 어려움으로 상처받고 좌절한 푸르른 이들을 따뜻하게 껴안고 섬세하게 복원해 온 사제들의 이야기가 나란히 출간됐다.

 


청춘이라는 레시피 / 이문수 신부 / 생활성서

‘청년밥상문간’ 운영해 온
이문수 신부가 만난
청년 열여덟 명의 이야기


「청춘이라는 레시피」는 이문수(글라렛선교수도회) 신부가 만난, 개성도 사연도 다른 청년 열여덟 명의 이야기다. 이 신부가 청년들이 부담 없이 찾아갈 수 있는 김치찌개 맛집 ‘청년밥상문간’을 운영하고 있으니 ‘레시피’라는 단어가 딱 달라붙는다.

고단한 청년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먹이고자 2017년 서울 정릉동에 문을 연 ‘청년밥상문간’이 방송과 언론에 소개된 이후 이 신부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함께 걷는 ‘청년희망로드’, 청년들의 목소리를 영화로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2030청년영화제’, 어르신의 자서전을 청년의 손으로 만드는 출판 프로젝트 ‘세대공감잇다’ 등 다양한 활동으로 다채로운 청년을 만나고 있다. 이 신부는 그들을 통해 우리 사회 구석구석,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드리운 그림자를 만난다.

“이미 주민센터와 노숙인 쉼터 등 여러 곳의 문을 두드렸지만, 이런저런 규정과 조건의 벽에 부딪혀 번번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는 그의 이야기는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그늘을 드러내 주었습니다.”(34쪽)

그러나 힘들고 어두운 이야기만 써내려가지는 않았다. 외롭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장과 성숙의 길을 걸어가는 빛나는 청춘들의 모습도 담았다. 이 신부가 청년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사랑이 담겨 있기에 책은 청년들의 삶을 응원하는 따뜻한 마음과 애정 어린 메시지로 연결된다.

“세상에 혼자뿐인 그가 용기를 잃지 않았다는 게 얼마나 고맙고 고마웠던지 남몰래 눈물짓습니다. 많이 외로웠을 테고 앞으로도 외로움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에 그의 소명과 분투에 응원을 보내며 저는 기도합니다.”(77쪽)

 

송원섭 신부와 별바라기 이야기 / 송원섭 신부 / 인생산책

가정 밖 청소년들이 겪는
심리·정서·경제적 자립의 현실
구체적으로 보여줘



이 책은 가정 밖 청소년의 자립을 돕는 현장에서 그들과 함께 걸어온 한 신부의 기록이다. 청소년자립지원관 ‘별바라기’의 관장 송원섭(인천교구) 신부는 가정해체·상처·외로움·삶의 무게 등으로 주저앉은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이 얼마나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는지 세상에 알리고자 한다. 그러나 그 속에서 발견한 용기와 희망, 회복과 변화의 순간 역시 놓치지 않았다. 열다섯 명의 ‘별’이 전하는 고백은 각자의 상처를 어떻게 보듬고 스스로를 이해하며 세상과 연결되어 나아갔는지, 자립의 본질이 무엇인지 제시한다.

송 신부는 특히 자립청소년들이 겪는 심리적·정서적·경제적 자립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며 독자들에게 단순한 지원을 넘어 따뜻한 동행을 제안한다. 자립이 단지 혼자 살아가는 기술이 아니라, 누군가의 기다림 속에서 가능해지는 회복의 여정임을 깨닫게 한다.

“별바라기의 진짜 과업은 청소년들이 자기 자신을 믿게 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하는 일이다. 이 여정은 오래 걸릴 수 있다. 때로는 되돌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그 길 위에서 함께 걸어주는 단 한 사람이 있다면,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도 우리는 믿고 있다.”(57쪽)

송 신부는 직접 청소년지도사·사회복지사 등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며 자립지원관 제도 초기부터 시스템 구축에 기여했다. 또 자립지원관 업무 매뉴얼 개발과 청소년자활작업장 운영 모델 구상에도 적극 참여했다. 그 헌신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국민포장을 받았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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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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