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하며 부활의 영광을 준비하는 사순 시기다. 회개와 절제의 시간, 길잡이가 될 책들을 골라봤다.
죽음에서 생명으로 / 쿠르트 코흐 추기경 / 황미하 옮김 / 바오로딸
사순과 부활 시기에 관한 영적 안내서다. 재의 수요일부터 사순 시기 전반의 의미를 다루고,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성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부터 주님 부활 대축일에 이르는 파스카 성삼일, 주님 승천 대축일과 성령 강림 대축일로 이어지는 긴 여정을 동반한다. 그야말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장별로 각 전례 시기의 주제 및 의식과 관련된 교리적 내용을 전례·성경·신학·영성적 바탕 위에서 폭넓게 조명해 사순과 부활 시기의 의미에 깊이 머물도록 안내한다.
“예수님은 인간이 겪는 무력함과 고통과 죽음, 그 낮은 곳으로 내려가는 길 외에 다른 길은 알지 못하신다. 예수님은 이 길을 택하신다. 그 길이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하시는 영원한 길이기 때문이다.”(67쪽)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부 장관인 저자는 앞서 스위스 루체른대학교에서 교의신학 및 전례학 교수로 재직했다.
사순 시기란 / 미셸 존스 슈뢰더 / 서영필 신부 옮김 / 성바오로
“재의 수요일 몇 주 전부터 우리는 보속을 정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커지는 것을 느낍니다. (중략) 무엇을 ‘포기할지’, 더 정확히 말해 사순 시기 보속으로 무엇을 봉헌할지 선택하는 것은, 우리가 예수님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을 가로막는 삶의 장애물을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불행히도 우리는 종종 사순 시기 희생을 새해 결심의 두 번째 기회처럼 취급합니다.”(42쪽)
사순 시기의 진정한 의미를 쉽고 간결하게 소개한 책이다. 책은 사순 시기가 지극한 슬픔을 느끼는 때이지만, 동시에 영적으로 더욱 깊게 성장할 수 있고 그 슬픔을 통해 영원한 행복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평신도인 저자는 기도·단식(희생)·자선의 의미와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피며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도 설명한다. 이를 통해 수년 동안 무심코 한 일들이 어떻게 천국의 길로, 부활로 이끄는지 깨닫게 한다.
죽음의 신비 /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 / 조규홍 옮김 / 가톨릭출판사
신비가 아드리엔 폰 슈파이어가 ‘죽음’을 파헤친 책이다. 저자는 죽음을 ‘인간 실존의 가장 두려운 한계’이자 동시에 ‘하느님 섭리가 가장 깊이 드러나는 자리’로 설명한다. 신앙의 전통 안에서 죽음은 인간의 죄로 인한 처벌이지만, 하느님께서 그 처벌마저 은총으로 바꾸셨음을 성경 말씀과 그리스도론·죄론·구원론·종말론·삼위일체론의 신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풀이한다. 특히 성인과 성사, 성모 마리아의 죽음을 통해 부활 신앙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한다.
“죽음을 생각하는 순간 그들은 사랑의 하느님, 은총의 하느님은 잊고 오직 정의의 하느님만을 마주하였다. 낙원에 관한 생각은 일찌감치 사라졌고, 그들 앞에는 외면할 수 없는 죽음이 위협적으로 떡하니 버티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실 그곳에는 그들을 위해 마련된 하느님의 계시가 있었다.”(56쪽)
십자가의 길 / 조재형 신부 / 생활성서
사순 시기하면 ‘십자가의 길 기도’가 바로 떠오른다. 예수님의 골고타 여정을 담은 14처를 돌며 바치는 기도다. 그 십자가의 길을 기도와 함께 색을 칠하며 묵상할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수원교구 조재형(궁리본당 주임) 신부가 작업한 컬러링북으로, 예수님께서 겪으신 고통을 나누고 그 안에서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묵상 글도 수록했다.
“청하오니 주님, 당신의 십자가의 걸음을 따를 용기를 주소서. 나 자신만을 위해 살지 않고, 이웃의 짐도 함께 져 주며 마침내 세상의 죽음을 생명으로 바꾸어 낼 용기를 허락하소서.”(14쪽)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