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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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을 위해 죽음을 묻다」…''좋은 삶''을 찾는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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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예술에서 구원의 길을 찾는 인문학자’라는 평을 듣는 최대환 신부(요한 세례자·의정부교구 주교좌의정부본당 협력사목)가 죽음을 사유한 서양 철학자들의 삶과 사상을 한 권으로 엮었다.


가톨릭의대 생명대학원 강의 ‘죽음 이해’의 주요 내용을 담은 이 책은 고전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철학적 성찰을 바탕으로, 역사 속 고전에서 길어 올린 삶과 죽음의 교훈을 들려준다. 


저자 최대환 신부에게 죽음의 문제는 철학을 평생의 동반자로 삼는 계기라 할 수 있다. 뮌헨 예수회 철학대학에서 철학을 연구하던 시절, ‘어느 날 지금 죽어도 허무하지 않을 것인가’라는 물음이 찾아왔고, 그 질문은 계속해서 저자를 붙들었다.


책을 통해 그는 진정한 의미에서 죽음의 철학을 시작한 플라톤부터, 근대의 길목에서 인간의 나약함을 파고든 파스칼에 이르기까지, 철학자들의 성찰을 길잡이 삼아 ‘좋은 삶’을 찾는 여정을 함께 걷는다.


플라톤의 「파이돈」에서 소크라테스는 죽음 이후의 운명은 인간의 지식을 넘어서는 것이지만, 훌륭한 삶을 굳건히 살아온 이라면 희망을 품을 이유가 있다고 논증하며 최후를 맞는다. 에피쿠로스는 다른 방향에서 같은 결론에 이른다. 현자란 죽음을 잘 준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죽음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을 지닌 사람이라는 것이다. 키케로는 잘 익은 사과가 저절로 떨어지듯 죽음을 받아들이는 삶을 이야기했다. 


이렇듯 철학자들의 답은 제각각이지만 방향은 하나로 모인다. 견해는 달라도 이들은 한 가지를 알고 있었다. 주어진 시간의 끝을 직시해야만 비로소 온전한 자기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사상을 자기 삶으로 증명한 인물들의 이야기도 책 곳곳에 녹아 있다. 단테는 귀향하면 화형이라는 경고 속에서도 「신곡」을 완성했고, 토마스 모어는 양심과 목숨 사이에서 망설임 없이 양심을 골랐다. 최 신부는 이들을 통해 철학이 관념의 유희가 아니라 삶으로 실천되는 것임을 보여준다.


저속 노화가 주요 담론으로 등장하고 죽음을 일상에서 지우려는 세태가 짙어지는 지금, 저자는 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죽음에 대한 사유가 불안에서 출발할 수는 있어도, 그것은 결국 인생과 존재를 긍정하는 길을 열어준다고 그는 강조한다. 단순한 위로를 넘어, 죽음을 향한 사유를 통해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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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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