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삶을 위해 죽음을 묻다 / 최대환 신부 / 어크로스
“현자는 죽음을 잘 준비하는 사람도 아니고,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도 아니며, 죽음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그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에 따르면 잘 죽는 것을 준비한다는 것은 의미 없는 노력이며, 오직 잘 사는 것만이 잘 죽는 것을 의미합니다.”(82쪽)
“단테의 「신곡」은 죽음 앞에서, 나아가 죽은 후에까지도 각 개인의 개성과 고유함과 기품은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더 확고하게 드러난다고 증언합니다. (중략) 현실에서의 인간 행위는 그 행위자인 인간 안에 특징이자 개성으로서 자리 잡으며, 죽음 후에도 인간은 이를 책임져야 합니다.”(251쪽)
누구도 벗어날 수 없지만 그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죽음. 그래서 죽음은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 되곤 한다. 의정부교구 최대환 신부가 집필한 「좋은 삶을 위해 죽음을 묻다」는 제목대로 ‘죽음에 대한 성찰’을 통해 ‘좋은 삶’을 찾도록 안내한다. ‘죽음의 철학’을 시작한 플라톤부터 근대의 길목에서 인간의 나약함을 파고든 파스칼에 이르기까지, 죽음에 대한 견해는 각기 달랐지만 죽음이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고민한 위대한 지성들의 사유를 통해 죽음과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선사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파이돈」 「유토피아」 「명상록」 「신곡」 「팡세」 등 고전의 역사적 배경을 상세히 설명하는가 하면 주옥같은 문장을 원전에서 직접 번역해 인용한다. 수많은 철학자가 보여준 것처럼 일상을 ‘매일의 죽음’으로 생각하는 건 허무주의나 비관주의가 아니라 ‘삶에 대한 강력한 긍정’의 시작이라고 강조한다. 죽음에 대해 물어야 인생의 전모에 다가갈 수 있고, 인간의 필멸성을 마주해야 인생의 온전함과 충만함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신부는 독일 뮌헨 예수회 철학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고,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신학과 겸임교수로 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가톨릭의대 생명대학원에서 ‘죽음 이해’도 강의하고 있다.
윤하정 기자monica@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