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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힘들면 그만해도 괜찮아」 에세이 펴낸 이용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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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처지지 마, 이것도 못 참으면 다른 것도 못 참는 거야.” 이렇게 상대에게 불안만 안기는 조언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상대에게 힘을 불어넣는 기적의 한마디가 있다. 


“힘들면 그만해도 괜찮아, 끝까지 응원해 줄게.” 


이용현 신부(베드로·인천교구 모래내본당 주임)가 최근 펴낸 에세이 「힘들면 그만해도 괜찮아」를 꿰뚫는 말이다. 이 신부는 이를 “상대가 아파한다는 사실부터 그대로 인정해 주며, 정답을 강요하지 않고, 온전하게 지지·공감하는 태도”라고 설명한다. 


삶과 맞닿은 복음 묵상으로 인기를 끌어온 「맛있는 복음밥」 시리즈 저자이자, 유튜브 채널(@복음밥 신부의_마음곳간)으로도 삶과 신앙 이야기를 나눠온 그답게, 에세이 대목마다 깊은 이해심이 녹아들었다.


“우리는 내가 겪어보지도 않은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쉽게 판단하곤 한다. … 지난 나의 모습에 비추어보며 ‘참으면 돼’라는 아주 단순한 정답을 내던진다. … 하지만 그 참는 시간 동안 마음이 병들어가고, 그것이 이어져 몸까지 병들기에 우리는 타인의 고통을 들을 때 나만의 정답을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내’ 정답이지 ‘그 사람’의 정답이 아니기 때문이다.”(76쪽)



기다려주지 않고 결과만을 요구하는 시대, “각자의 속도로 가도 괜찮다”는 이 신부의 위로는 그가 어머니 임주빈(안나) 씨로부터 받아왔던 위로이기도 하다. “안 되면 될 때까지”라며 압박감을 주는 말뿐이던 이들과 달리, 어머니는 “지금의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릴 거야, 다른 방향으로 해보면 돼”라며 아들을 품었다. 재수생 시절에도, 힘들고 괴롭다는 생각만 커지던 신학생 시절 성소에 대한 회의감을 용기 내어 털어놓았을 때도.


진짜 위로는 미사여구보다 누군가의 숨결과 눈물에서만 나온다. 이 신부의 에세이도 그의 삶 속 구체적 현실과 맞닿은 내용들로 독자들을 웃게, 때론 울게 한다. 


사과가 맛있어도 먹고 싶을 때 깎아 먹어야 맛있었다는 어린 시절 추억, 뜻밖의 타이어 공기압 문제처럼 일상적 일화에서 길어 올린 인간관계, 화해, 기다림 등 깊이감 있는 단상, 우울과 외로움에 압도됐던 해외 유학 시절 배운 인간을 향한 온전한 공감에 대한 통찰…. 소소함과 묵직함을 오가는 풍부한 이야깃거리가, 막연한 낙관주의보다 몇 배는 따뜻하게 다가온다.


에세이 속 활자는 13포인트 크기로 돋보기 없이 보기 좋고, 사이즈도 다이어리 정도로 아담해 상쾌한 속도감을 느끼며 페이지를 넘기는 재미도 있다.


“저만의 속도로 갈 수 있도록 배려해 준 분들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게 됐어요. 삶의 큰 짐과 압박을 느끼는 분들께, 제 책이 큰 힘이 되리라고 믿어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고통받던 모두를 위로하고자 2021년부터 꾸준히 써 온 에세이는, 최근 투병 중인 어머니를 위로하고픈 마음을 통해 완성됐다. 


“어머니의 암 치료 과정을 동반하며, 암으로 고통받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는 이 신부는 에세이 판매 수익금을 한국순교복자수녀회 마뗄암재단에 기부할 계획이다.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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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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