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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 기도의 출발 ‘놓아 버림’

토마스 키팅 신부의 대표작28년 만에 새 번역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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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대화 / 토마스 키팅 신부 / 이청준 신부 / 가톨릭출판사
 


“그리스도를 따르는 일은 내 문제를 잘 아는 심리 치료사와 일하는 것과 비슷하다. 하느님께서는 영적 성장의 특정 시기마다 주의가 필요한 지점을 정확히 가리키신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남은 작은 소유물에 매달리고 있다면, 그분께서는 종종 다른 사람이나 사건을 통해 ‘그걸 나한테 넘기지 않겠니?’하고 말씀하신다.”(32쪽)

현대 가톨릭 영성 안에서 관상 기도를 새롭게 정립한 토마스 키팅(미국 트라피스트 수도회) 신부의 대표작 「침묵의 대화」가 초판 이후 28년 만에 새로운 번역으로 출간됐다.

그리스도교 전통에서 관상 기도는 하느님의 현존 앞에 침묵으로 머무는 기도 방식으로 이해된다. 무언가를 이루거나 하느님 앞에 증명하는 자리가 아니라, 주님 안에 머물며 자유와 신뢰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배워 가는 시간이다.

키팅 신부는 「침묵의 대화」에서 관상 기도의 전통을 인간의 심리와 의식 구조를 통과하는 여정으로 설명한다. 향심기도, 더 정확히 말해서 관상 기도(향심기도는 관상 기도의 준비 과정이자 첫 단계)는 우리가 여러 방식으로 ‘거짓 자아’(상처 입은 자아, 보상적 자아)를 대면하게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어린 시절 형성된 결핍과 두려움, 타인과 세상을 통제하려는 마음이 신앙과 기도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보며, 이 구조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 서서히 비워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관상 기도 안에서 경험되는 다양한 어려움을 인간의 내면이 정화되는 과정, 곧 ‘신적 치료’의 일부이자 필수적이고 보편적인 여정이라 말한다. 이로써 관상 여정은 개인의 심리적 체험에만 머무르지 않고, 교회 안에서 오랜 시간 축적되어 온 영적 이해의 흐름 속에 놓이게 된다. 십자가의 성 요한, 예수의 대 데레사, 안토니오 성인 등 영적 여정을 먼저 통과한 이들의 체험이 이를 부연한다.

저자가 일관되게 강조하는 것은 ‘놓아 버림’이다. 모두 내려놓은 뒤 나타나는 빈자리에 하느님의 목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는 것이다. 이 과정이 필연적으로 불편하고, 때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여 우리를 지치게 만들 수 있지만, 바로 그때 인간의 의지와 감정이 아니라 하느님의 작용이 모습을 드러낸다.

“거짓 자아가 완전히 없어지면 곧바로 변화의 일치가 일어난다. 그리고 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에 대한 무소유적 태도가 확립된다. 무언가를 소유하려는 자기중심적인 ‘나’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고 삶의 좋은 것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삶의 좋은 것들이 이제는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하느님 현존으로 나아가는 디딤돌일 따름이라는 의미이다.”(160쪽)

윤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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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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