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림인가? 그림이 나인가? / 유안진 / 비지아이
「나는 그림인가? 그림이 나인가?」는 「지란지교를 꿈꾸며」의 저자 유안진(클라라, 서울대 명예교수) 시인이 미술을 전공한 딸 김문정(가타리나)씨의 1주기를 맞아 펴낸 작품집이다. 딸이 남긴 글과 일상적인 대화를 연결하고, 어린 시절 붓글씨부터 편지·판화·드로잉·퀼트·조각 붙이기 등을 한데 모았다. ‘화사철(畵史哲)’, 즉 그림에 모국의 생활문화사와 역사의식, 공동체 의식이라는 철학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말했던 작가의 작품들도 확인할 수 있다.
김문정씨는 2025년 서울대교구 방배동성당 하랑갤러리에서 하느님께 봉헌할 첫 전시회를 준비하던 중 지병으로 46년의 짧은 생을 마쳤다.
그 새가 왜 거기 있었을까 / 전성호 / 레벤북스
언뜻 보면 시적이고 다른 한편으론 무척 딱딱한 제목의 이 책은 고등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는 전성호(베르나르도)씨가 과학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인문학적 세상 이야기다. 과학은 세상과 인간, 자기 자신을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는 창이어야 한다고 믿는 저자는 과학 교사답게 물리학·화학·생명과학·천문학과 지구과학의 창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현미경을 통해 아주 작은 생물체 속에 숨겨진 우주의 질서를, 자그마한 휴대전화 화면 너머 실제 하늘에 펼쳐지는 광대한 우주의 크기와 그 안에 존재하는 천체들의 질서를 소개한다. 이를 통해 생명이란 무엇이고 왜 소중한지, 삶이란 왜 가치 있어야 하는지, 스스로에 대한 겸손함과 소중함을 깨우치게 한다. 본지에 연재했던 ‘과학과 신앙’ 칼럼을 발췌해 다듬었다.
대화가 필요한 순간 / 류지현 / 서교출판사
류지현(안나) 아나운서가 방송과 언론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말과 대화가 인간관계와 삶에 미치는 영향을 짚은 책이다. 말하기를 단순한 기술이 아닌 이해와 공감의 태도로, 대화를 일방적인 전달이 아닌 상호 작용의 과정으로 설명하며 현대사회에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원칙과 실천 방법을 정리했다.
책은 △사람의 마음을 여는 △유능하게 보이는 △신뢰감 있어 보이는 △당신의 가치를 높여주는 대화의 기술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직장 내 보고와 회의, 공식 발표와 강연, 일상적인 대화와 관계 회복 등 다양한 사례와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대응 방식을 함께 제시해 실용적이다. 스마트폰 메시지 대화 요령, 마음가짐과 목소리 관리 등에 대한 팁도 더했다.
범의 길 / 박흥식 / 꿈꿀자유
봉오골 전투와 청산리 전투의 영웅, 9척 장신에 사격의 명수인 홍범도 장군. 「범의 길」은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 장군, 그리고 그와 함께 싸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각본집이다. 영화 ‘탄생’을 비롯해 ‘역전의 명수’ ‘경의선’ ‘두 번째 스물’ 등을 만든 박흥식(프란치스코) 감독이 썼다.
시나리오는 영화 발표 전에 공개되는 경우가 없지만, 박 감독은 읽기 위한 시나리오 ‘레제스쩨나리오(Lese-szenario)’ 장르를 열었다.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읽히는 시나리오에서 1920년 독립전쟁의 영웅 홍범도 장군의 일대기와 그 이면의 인간다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그와 함께 싸웠으나 역사의 망각 속에 스러져간 또 다른 영웅들을 금강산 단발령, 두만강, 개마고원과 연해주 등에서 불러내 다시 뜨겁게 살아 숨 쉬게 한다. 윤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