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는 늘 어렵다. ‘기도 부탁드립니다’, ‘기도할게요’라는 말을 주고받으면서도, 막상 무릎을 꿇으면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아득해지는 경험. 신앙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 봤을 것이다.
「기도」는 그 막막함에서 출발한다. 저자 로버트 배런 주교(미국 위노나-로체스터 교구장)가 이 책으로 바라는 것은 단 한 가지, 신앙인들이 기도를 배우고 실제로 기도를 시작하는 것이다.
기존의 기도 입문서들이 ‘어떻게 기도할 것인가’에 집중한다면, 이 책은 질문 자체를 뒤집는다. ‘내 안에서 기도하시는 하느님’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시선을 전혀 다른 곳으로 돌려 기도의 주도권을 인간이 아닌 하느님께 돌려놓는다. 기도는 내가 하느님을 찾는 행위 이전에, 우리 안에서 먼저 시작된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한 응답임을 밝힌다.
저자는 “우리가 하느님을 찾는 것보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더 간절히 찾으신다”며,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갈망과,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더 뜨거운 갈망이 신비롭게 만나는 것, 그것이 바로 기도”라고 말한다. 이 인식의 전환은 기도를 ‘해내야 하는 의무’에서 하느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이자 ‘신비적 응답’으로 바꾸어 놓는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먼저 다가오십니다. 문제는 우리가 하느님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입니다. … 기도는 하느님이 들어오시도록 우리의 마음을 여는 일이며, 하느님이 우리에게 오시는 길을 닦는 일입니다.”(19쪽)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돼 있다. 전반부 세 장에서 기도의 신학적 뿌리를 다진 뒤, 후반부 네 장에서는 관상 기도, 미사와 성무일도 같은 전례 기도, 묵주 기도, 십자가의 길 등 신심 기도, 렉시오 디비나와 시편 기도까지 실천 방법을 구체적으로 안내한다.
십자가의 성 요한, 아빌라의 성 데레사, 토마스 머튼 등 신비 신학 영성가들의 기도 체험을 ‘바라봄’과 ‘머묾’의 관점으로 풀어내며, 가톨릭교회가 오랫동안 보존해 온 기도의 풍요로운 형태와 방법을 두루 담아낸다.
참된 기도의 결과에 대해서도 짚는다. 진실한 기도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고, 기도의 목적은 황홀한 체험에 머무는 데 있지 않다고 역설한다. 또 세상 안에 파견된 그리스도인은 기도 안에서 느낀 은총을 넘어 하느님 사랑을 전하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수많은 성인과 기도의 스승들이 한결같이 증언하듯, 기도가 반드시 삶의 열매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이론서가 아니라 독자가 직접 기도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책으로, 예비 신자부터 더 깊은 기도를 원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