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는 신앙생활의 중심이라고 할 만큼 중요하다. 그만큼 많은 신자가 어려워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리고 눈을 감고 하느님을 기다려 봐도 별다른 것이 느껴지지 않을 때면 막막하기 때문이다.
예수회 사제이자 다양한 책과 매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전 세계 수많은 신자와 소통 중인 저자가 생활 속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기도 안내서를 펴냈다. 2021년 펴낸 「기도, 이렇게 하니 좋네요」의 후속으로 월간지 「Give Us This Day」의 칼럼에 기고한 글을 모은 책이다. 전작이 기도에 대한 궁금증과 갈증을 일상의 언어로 전했다면, 이번 책은 삶의 여러 순간과 전례력 안에서 어떻게 기도할 수 있는지를 더욱 폭넓게 안내한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 기도하는 신자들에게 “아무런 느낌이 없더라도, 우리 마음 깊은 곳에서는 분명히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다”며 “하느님과 함께하는 모든 시간은 결국 우리를 변화시킨다”고 강조한다.
그는 예수회 수련자 시절 첫 영적 지도신부가 전해 준 인생 최고의 조언을 독자에게 전한다. 그 가르침은 ‘하느님은 당신이 있는 자리에서 당신을 만난다’는 것.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는 거창하고 영적인 기술이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 된다는 이야기다. 마음이 평안할 때뿐만 아니라 내면이 불안과 메마름, 탄식과 어둠으로 가득한 시기라도 자신의 삶을 기도 안으로 가져갈 수 있음을 전한다.
책은 크게 기도의 기초, 다양한 필요를 위한 기도, 기도의 방법들, 전통 기도, 성모님과 함께하는 기도, 전례력에 따른 기도 등으로 구성된다. 청원과 전구기도, 예수기도, 화살기도, 묵주기도, 성체조배 등 전통적인 기도 방법을 다루면서도 설명은 쉽고 간결하다. 독자는 이를 따라 자신의 상황에 맞는 기도 방법을 자연스럽게 찾아갈 수 있다.
특히 책은 ‘개인’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화해와 치유, 평화, 생명 존중, 정의, 이주민과 난민, 굶주린 이들, 임종을 앞둔 이들과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한 기도까지 다룬다. 기도가 자신의 안위와 위안에 그치지 않고 세상과 이웃을 품는 신앙의 행위임을 일깨우고, 타인을 마음에 품고 기도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쉽고 단순한 저자의 글에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따뜻한 유머와 실제적 조언이 담겨 있다. 친구에게 말하듯 하느님께 솔직히 이야기하라는 권고, 하루를 돌아보며 하느님이 어디에 계셨는지 발견하는 양심 성찰의 안내는 기도에 익숙하지 않은 초심자들의 문턱을 낮추고, 일상 안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발견하도록 돕는다.
책은 기도를 ‘잘하는 법’보다 ‘기도하며 살아가는 법’을 묻는 책이다. 바쁜 일상, 흔들리는 마음속에서도 하느님께 말을 건네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조용히 권한다. 기도는 완벽한 마음을 갖춘 뒤 시작하는 일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삶을 하느님께 내보이는 데서 시작되는 것임을.
“기도하는 중에 문득 떠오르거나 의식하게 되는 생각(깨달음), 감정, 기억, 이미지, 열망, 몸의 느낌, 그리고 때로는 어떤 단어나 구절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순간들을 통해 여러분과 소통하고 싶어 하시는 하느님의 간절한 바람을 알아차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238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