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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건축가’ 이름 뒤에 가려진 가우디 조명…「레우스 수기」, 「안토니 가우디, 삶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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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경자 안토니 가우디(1852~1926)의 선종 100주년인 6월 10일, 그의 평생의 역작인 스페인 바르셀로나 성가정 대성당의 ‘예수 그리스도의 탑’을 레오 14세 교황이 축복하며 세계의 시선이 다시 가우디에게 향했다. 우리는 가우디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최근 출간된 두 권의 책은 ‘하느님의 건축가’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한 사람의 삶과 신앙의 궤적을 들여다보게 한다.


가우디는 생전 많은 글을 남기지 않았다. 1936년 스페인 내전 당시 성가정 대성당 부지 안 작업실이 방화로 전소되면서 그곳에 보관돼 있던 노트와 도면 등도 함께 소실됐다. 이 때문에 그의 건축 세계는 주로 완성된 작품을 통해 해석됐다.


「레우스 수기」는 가우디가 직접 남긴 글들을 모은 책으로, 그의 생각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 주는 기록이다. 책에 실린 열세 편의 글은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가우디의 기록 가운데 사실상 전부에 가까운 사료이며, 그간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서신과 기사글도 함께 수록됐다.


책의 전반부를 이루는 ‘레우스 수기’는 가우디가 바르셀로나에서 건축 공부를 시작한 1873년부터 졸업 이듬해인 1879년까지 7년 동안 사용한 노트의 내용을 묶은 것이다. ‘레우스’는 가우디가 태어나고 성장한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도시명이다. 오로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이 글들은 건축가로 첫발을 내디딘 청년 가우디의 내면을 보여 준다.


특히 가우디는 건축을 단순한 미적 성취의 영역으로만 보지 않았다. 그는 구조와 경제성, 도시의 가로등과 공공건축, 인구 구성 등까지 살피며 새 시대에 어울리는 건축을 고민했다. 흔히 ‘영감의 건축가’로 소비되던 이미지와 달리, 재료의 물성과 제작 방식, 비용과 효율까지 고려한 치밀한 사유의 흔적이 이 책에 담겨 있다.


「레우스 수기」가 젊은 건축가 가우디를 비춘다면, 「안토니 가우디, 삶과 일」은 문헌과 교회 기록, 건축 작품을 따라가며 그의 생애와 신앙을 입체적으로 복원한다.


레우스와 인접한 타라고나 출신의 사제이자 성서학자인 저자는 바르셀로나대교구장 후안 호세 오멜라 추기경의 요청에 따라 가우디의 시복 절차에 필요한 생애와 신앙 등에 대한 조사를 맡아 왔다. 이 책은 방대한 실증 자료와 동시대 기록,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가우디의 삶을 재구성한 결과물이다.


저자는 가우디를 성급히 성인처럼 그려내지 않는다. 성장 과정에서의 병약한 몸과 경제적 어려움, 작업을 둘러싼 갈등과 고독까지 한 인간이 지나온 시간을 함께 살피며, 그가 어떻게 건축을 자신의 소명으로 받아들이게 됐는지를 추적한다.


가우디에게 건축은 예술적 성취만을 위한 일이 아니었다. 그는 자연을 모방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하느님 창조 질서가 드러나는 자리로 바라봤다. 건축은 그 질서를 읽고, 재료와 구조와 빛을 통해 다시 표현하는 일이었다. 특히 성가정 대성당은 그에게 하나의 작품을 넘어, 신앙을 삶 전체로 살아내는 자리였다. 말년의 가우디는 세속적 명예와 거리를 두고 성가정 대성당 작업에 몰두했으며, 검소한 생활 속에서 자신의 소명을 끝까지 붙들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가우디를 복원하는 두 권의 책은 세계적 관광 명소로서의 성가정 대성당이 아닌, 그곳을 평생의 과업으로 받아들이고 살아간 ‘가우디’ 자체를 바라보게 한다.



황혜원 기자 hhw@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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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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