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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보다 더 사랑받아야 할 존재는 없다

중세 교회 대표 신학자가 제시한 하느님 사랑에 이르는 4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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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애론 / 클레르보의 베르나르도 / 방종우 신부 옮김 / 가톨릭출판사



신애론, 사전에는 없는 표현이다. 책의 이탈리아 원제를 찾아보니 ‘Il dovere di amare Dio(하느님을 사랑할 의무)’, 라틴어 원제는 ‘Liber de diligendo Deo(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에 대한 책)’이다.

저자인 베르나르도(1090?~1153) 성인은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를 ‘사랑’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설명한 중세 교회의 대표 신학자다. 책은 당시 로마 교회의 부제급 추기경이자 국무장관인 아이메리코 추기경의 두 가지 질문, ‘왜 하느님을 사랑해야 하는가’, ‘어떠한 척도로 하느님을 사랑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담고 있다.

“여러분은 우리가 왜, 그리고 어떠한 방법으로 하느님을 사랑해야 하는지 알고 싶어 합니다. 이제 저는 다음과 같이 대답합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해야만 하는 이유는, 바로 하느님께서 그 자체이시므로 더 이상 사랑할 수 없을 만큼 지극히 사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중략) 첫째, 하느님보다 더 마땅히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는 없습니다. 둘째, 하느님보다 더 큰 유익을 주는 사랑은 없습니다.”(21쪽)

성인은 사랑을 네 단계로 구분한다. △인간이 자신을 위해 자신을 사랑하는 육체적 단계 △인간이 자신을 위해 하느님을 사랑하는 ‘식별’의 단계 △인간이 하느님을 위해 하느님을 사랑하는 순수한 사랑의 단계 △인간이 하느님을 위해 자신을 사랑하는 거룩한 사랑의 단계다.

성인은 이들 단계를 감정이나 이론이 아니라 질서를 지닌 ‘여정’으로 설명한다. 인간의 나약한 본성으로 단번에 완성할 수 없는 만큼 존엄성·지식·덕이라는 선을 통해 점진적으로 정화하고 고양해야 하며 정의가 동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통해 인간은 자신을 위해 하느님을 사랑하는 데서 시작해 점차 하느님을 위해 하느님을 사랑하는 데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그는 받은 대로 베풀기 때문에 참으로 옳습니다.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이 사랑받은 방식과 동일하게 하느님을 사랑합니다. 또한 자기 자신의 유익을 추구하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의 유익을 추구합니다. 마치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유익을 구하지 않고 인간의 유익을 위해 우리를 구원으로 이끈 것과 같습니다.”(65쪽)

책의 2부에는 원전을 엮은 교황청 라틴어 아카데미 소속 학자 암브로지오 M. 피아조니의 해설을 실었다. 베르나르도 성인이 살았던 시대와 교회 상황, 성인의 생애와 영성, ‘하느님을 사랑할 의무’의 구조와 주요 사상을 차례로 풀어 이해를 돕는다.

우리글로 옮긴 서울대교구 방종우(가톨릭대 윤리신학 교수) 신부는 “‘꿀처럼 단 박사’라는 호칭을 가진 베르나르도 성인의 음성은 우리 신앙의 단계를 참으로 달콤하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알려준다”며 “12세기라는 아주 오래전의 작품이지만,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힘이 넘치며 그 의미는 더욱 유효하다”고 전했다.

프랑스 출신 베르나르도 성인은 시토회에 입회한 뒤 대수도원장의 지시로 1115년 클레르보라는 계곡 지역에 수도원을 세웠다. 수도원은 프랑스 및 다른 나라로 확대됐고, 교회의 여러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던 성인은 오랫동안 영적 지도자로 활약했다.

윤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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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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