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2일
생명/생활/문화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원어 파고들어 다시 읽는 바오로 신학

성서신학 박사 박병규 신부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바티칸 파올리나 성당에 그려진 미켈란젤로의 벽화 ‘성 바오로의 회심’. 그리스도를 만나 삶의 완전한 전환을 이루고,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에 신앙의 이정표를 제시한 바오로 사도의 모습을 담은 작품 일부. OSV


성경 본문 줌아웃 / 박병규 신부 / 생활성서



“평생 율법에 따라 흠 없이 의롭게 살았던 바오로는 자신에게 이로웠던 것이 도리어 해롭게 되었다고 말하며 그리스도를 소개한다.(필리 3,6-7) 한 인간의 절대적 포기와 절망의 한가운데,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신다. (중략) 그러나 바오로는 그리스도를 깨닫고 알아 가면서 흔하고 모호한 존재에서 고유한 식견을 지닌 주체로 거듭난다. 그리스도가 드러나는 자리에서 바오로 역시 더욱 선명해진다.”(60쪽)

「성경 본문 줌아웃 - 바오로 서간 편」은 바오로 신학의 정수가 담긴 11개의 핵심 본문을 골라 십자가와 부활·믿음·의화·기도·은총·자유·세례·죽음·종말 등 그리스도교 신앙을 형성하는 주제들을 짚어 나간 책이다.

바오로 서간은 바오로 사도가 각지의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와 신자들에게 쓴 편지다. 다양한 문제와 질문 속에서 신앙을 일궈 나가는 공동체를 위로하고 그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 기록한 편지들은 오랜 세월이 흘러 지금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신앙의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가 된다.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어로 편지를 썼다. 성서신학자인 박병규(대구대교구) 신부는 바오로 사도가 사용했던 그리스어 낱말을 파고들어 말씀을 깊이 ‘줌인’하고, 다시 우리의 신앙생활과 실생활로 ‘줌아웃’해 설명한다. 특히 우리말 성경만 읽었을 때 발견하기 어려운 의도와 뉘앙스를 세밀하게 짚어낸다.

예를 들어 바오로 사도는 우리말 ‘도구’로 번역된 ‘호플론(ὅπλον)’을 ‘무기’의 의미를 담아 자주 사용했다.(로마 13,12; 2코린 6,7; 10,4 참조) 세례받은 이는 현실 속에서 무기를 든 전사와 같다. 다만 그들은 악과 죄와 불의에 맞서 싸우는 게 아니라 희망과 기쁨, 영광을 위해 싸운다. 힘들고 아프고 슬픈 것들이 희망과 기쁨, 영광의 방증이 된다는 역설이 가능하며, 이것이 세례받은 신앙인의 새로운 삶이라고 말한다.

박 신부는 “성경을 읽는다는 것은 해석하는 일이며, 지금 우리 삶의 자리에서 성경의 메시지가 간직하고 있는 것을 독자의 논리와 인식의 깊이 앞에서 새롭게 창조하는 일”이라며 “바오로가 예수님을 읽고 그분을 해석했듯 자신이 믿고 따르는 예수님을 자신의 정확한 논리 안에서 새롭게 바라보는 연습”을 강조한다.

“바오로 사도의 행적을 끝까지 읽고 나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라는 말, 바오로의 언어로는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한마디면 충분할 것이다. 신앙은 나를 설명하는 언어가 아니라, 우리를 부르는 이름이기 때문이다.”(184쪽)

저자는 프랑스 리옹가톨릭대학교에서 성서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구가톨릭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성경 본문 줌아웃: 공관 복음서, 사도행전 편」·「요한 복음서-성경 펼쳐 읽기」·「시서와 지혜서-구약성경의 이해」등을 펴냈다.

윤하정 기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6-08-12

관련뉴스

말씀사탕2026. 8. 12

시편 5장 3절
저의 하느님 제가 외치는 소리를 귀여겨들으소서. 주님께 기도드리나이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