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례 개혁과 평신도 역할 확대, 세상과 대화하는 교회의 모습을 새롭게 제시한 제2차 바티칸공의회(이하 공의회)가 폐막한 지도 60여 년이 흘렀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는 세속화와 신자 고령화, 성소 감소 등 새로운 도전 앞에 서 있다.
「제3차 바티칸 공의회를 향하여」는 2025년 우리신학연구소 월례 세미나에서 발표된 글들을 엮은 책이다. 8인의 평신도 신학자들은 ‘만약 오늘날 제3차 공의회가 열린다면 무엇을 다루어야 하는가’라는 질문 아래, 오늘의 교회가 마주한 과제와 미래 방향을 모색한다.
저자들은 공의회를 이미 지나간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오늘도 이어지는 ‘현재 진행형’의 사건으로 바라본다. 1부에서는 한국교회가 공의회 정신을 수용해 온 과정과 함께, 아직 풀어야 할 과제를 살핀다. 한국교회는 1970~1980년대 사회 참여와 200주년 기념 사목회의, 이후 소공동체 운동 등을 통해 공의회 정신을 한국적 현실 안에서 구현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교회 내 성직주의와 권위주의적 운영, 신앙과 삶의 분리 등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또한 저자들은 오늘날 교회가 신자유주의와 기후위기, 인공지능 등 새로운 시대적 도전에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지도 살핀다. 교회가 변화하는 현실 속에서 시대의 징표를 읽고 복음적으로 응답해야 하며, 공의회 정신이 살아 움직이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제도 변화와 함께 복음 중심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어 2부에서는 평신도의 역할, 시노달리타스, 생태 위기 등 구체적인 주제를 통해 미래 교회의 과제를 모색한다. 저자들은 공의회가 평신도를 교회의 수동적 구성원이 아니라 세상 안에서 복음을 실천하고, 세상을 거룩하게 변화시키는 ‘세상의 혼’으로 재발견했다고 설명한다.
시노달리타스는 모든 신자가 경청과 식별 과정에 참여하는 교회를 요청한다. 이에 따라 책은 평신도의 참여가 형식적 자문에 머무르지 않고, 교회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실질적인 역할과 책임으로 이어질 때 시노달리타스가 구현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교회는 기후위기와 인공지능으로 인해 새로운 사회적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책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회칙 「찬미받으소서」와 「모든 형제들」을 통해 통합적 생태론과 형제애를 강조했듯, 교회가 인간 중심적 사고를 넘어 모든 피조물이 연결된 ‘공동의 집’을 돌보는 사명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울러 알고리즘이라는 새로운 권력 체계 속에서 인간 존엄성을 수호하고 최신 기술을 윤리적으로 인도해야 하는 교회의 역할을 강조한다.
평신도 신학자들이 공의회의 핵심 주제를 ‘지금 여기’의 시각에서 다시 짚으며 미래 교회를 향해 성찰한 이 기록은 하나의 질문을 남긴다. “교회는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어떻게 복음의 본질을 전할 것인가?”
박문수(프란치스코) 우리신학연구소 소장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서전 「나의 인생」(2025)에서 밝힌 미래 교회의 모습을 그 방향으로 제시한다.
“우리 교회가 하느님의 속성을 지닌 온유하고 겸손하며 봉사하는 교회가 되는 미래, 그래서 부드럽고 친밀하며 자비로운 교회가 되는 꿈입니다. 우리는 참신한 것을 많이 찾아내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해나감으로써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