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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평범한 이의 양면성에 집중”…「행복한 소설가」 펴낸 임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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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소 입구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지은 죄만 간략히 고백하시고, 죄를 지은 이유를 설명하지 마세요.’ 그러니까 나는 그렇게 하지 않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나의 잘못을 고백하기 위해서 왜 그런 잘못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함께 변명할 수밖에 없었는데, 고작 나 한 사람의 죄를 용서받기 위해 다른 누군가의 허물을 드러내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어떻게 이유 없이 스스로의 죄를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일까.”(「행복한 소설가」 중 <부딪히는 돌과 바위들에게>, 153쪽)

2017년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한 임현 작가(라자로·의정부교구 도래울본당)가 소설집 「행복한 소설가」(332쪽/1만8000원/창비)를 펴냈다. <주홍 같을지라도 눈과 같이>,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는다> 등 총 여덟 편의 소설을 엮은 책 속 인물들은 모호한 회색지대에 놓여 있다. 선의라고 믿은 마음은 한순간 위선으로 뒤바뀌고, 배려는 혐오로, 진심은 거짓으로 돌변한다. 이는 곧 쉽게 선악을 가르려는 통념에 질문을 던진다.

책에는 성경 구절을 인용한 제목들이 나오고, ‘권선호 라자로’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개신교 모태신앙으로 자란 그는 최근 세례를 받으면서 신앙을 새롭게 바라보게 됐다.

“초기 작품 때부터 써 온 ‘신뢰’와 ‘의심’이라는 주제가 ‘신앙’과 ‘믿음’의 영역으로 확장됐어요. 특히 신앙은 논리보다 ‘일단 믿는’ 데서 출발하는 영역이라는 사실이 기존 주제와 연결됐어요. 어려서부터 성경 이야기를 접해 이를 의심하거나 해석한 경험이 없었는데 다시 교리 교육을 받으며 성경 속 일화와 비유들이 새롭게 다가왔죠.”

작품 속 사소한 장면들과 사람들의 면면에는 신앙적 주제가 녹아 있다. ‘선(善)’, ‘믿음’, ‘사랑’ 등 흔히 우리가 ‘좋다’고 생각하는 가치들은 그 자체의 순수한 개념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선한 말이라고 해서 언제나 선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며,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다른 누군가를 배타하는 일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모든 가치는 양면성을 지닌다. 그리고 이는 특별히 악하거나 독특한 사람이 아닌, 우리가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 지점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그의 소설적 시선과 신앙적 시선이 각각 드러난다.

“논리적으로 따진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누군가를 미워할 이유가 충분해도 어느 순간에는 ‘그래도 믿어 보자’고 할 때가 있잖아요. 제게 신앙은 답이라기보다 방향을 제시하는 지향점에 가까워요. 반면 소설은 그 사람이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를 계속 들여다보는 쪽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작가 자신이 ‘작가의 말’을 통해 밝혔듯, “나를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은 나를 미워하는 사람뿐이며,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와 자주 다투고 실망하며 때때로 마음을 다치게 하는 사람”이다. 결국 그의 소설이 향하는 곳도 그 모순된 관계의 한가운데다.

“모두가 갖고 있는 구차한 감정들이 있잖아요. 그런 것들이 불편하다고 멈추기보다는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으로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하면 선한 거야’라고 정답을 정해버리면 오히려 그다음 단계가 없어지는 것 같거든요. 읽고 끝나는 책이 아니라, 결국 ‘내 이야기’를 하게 만드는 책이 됐으면 좋겠어요.”

황혜원 기자 hhw@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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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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