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교회의가 레오 14세 교황의 첫 회칙 「고귀한 인류(Magnifica Humanitas)」 한국어판(200쪽/8000원)을 발간했다.
올해 5월 25일 반포된 회칙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공동선을 수호하기 위한 교회의 역할과 책임을 제시하고 있다.
교황은 회칙에서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고귀한 인류는 오늘날 중대한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말로 기술 문명의 전환기를 맞은 인류의 현실을 진단한다.
특히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거나 인간을 지배하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인간을 중심에 둔 기술 발전과 사회적 책임을 촉구한다.
제1장 ‘복음에 충실한 역동적 접근 방식’에서는 1891년 레오 13세 교황의 회칙 「새로운 사태」부터 오늘날까지 발전해 온 교회의 사회교리를 되짚는다. 제2장 ‘교회의 사회 교리의 기초와 원리’에서는 인간 존엄성과 인권을 비롯해 공동선, 재화의 보편적 목적, 보조성, 연대성, 사회 정의 등 사회교리의 핵심 원리를 설명한다.
제3장 ‘기술과 지배. 인공 지능의 약속 앞에서 인간의 위대함’에서는 AI가 가져올 가능성과 위험을 살피고, 기술 권력의 집중과 인간 존엄성 훼손을 경계한다. 이어 제4장 ‘변화 속에서 인간적인 것을 수호하기. 진리, 노동, 자유’에서는 디지털 시대의 진리와 소통, 교육, 노동의 존엄성 등을 다룬다.
제5장 ‘힘의 문화와 사랑의 문명’에서는 전쟁의 일상화와 AI의 군사적 활용, 다자주의의 위기 등을 짚으며 힘의 논리를 넘어 정의와 대화, 연대에 바탕을 둔 평화와 사랑의 문명을 건설할 것을 촉구한다.
결론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과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는 일치를 되새기며, 모든 이가 인간 존엄성을 지키고 공동선을 실현하는 데 동참할 것을 요청한다. 특히 성모 마리아의 노래를 통해 변화하는 시대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더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교황은 특히 AI 기술 자체를 거부하기보다 인간과 공동선에 봉사하도록 올바르게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술적 능력이 인간을 지배할 권리로 이어져서는 안 되며, 인간의 고유한 가치와 존엄성은 어떠한 기술로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회칙은 기술과 지배, 진리와 노동과 자유, 힘의 문화와 사랑의 문명 등을 폭넓게 성찰하면서 변화의 시기를 헤쳐 나가는 고귀한 인류의 아름다움을 증언해 나갈 것을 요청한다.
※문의: 02-460-7582~3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업무부
이승환 기자 ls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