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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익숙한 말씀 속 낯선 모습…그리스도의 인격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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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인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알고자 하는지, 그 접근에는 어떤 한계가 있는지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시대적 경향에 따라 그리스도를 심리학적으로 해석할 수는 있지만, ‘예수님의 심리학’은 존재할 수 없다. 심리학으로는 인간을 초월하는 실재까지 온전히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바오로 사도가 “영적인 사람은 판단받지 않는다”(1코린 2,15 참조)고 말했듯, 그리스도의 인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 심리를 넘어서는 차원까지 바라봐야 한다.

현대 가톨릭 사상을 대표하는 사제이자 신학자 로마노 과르디니(1885~1968)가 이 질문에 대한 통찰을 풀어냈다. 그가 여러 해 동안 신약성경을 읽고 묵상한 결실을 담은 책으로, 역사적 예수를 복원하기보다 복음서의 말씀과 사건 속에서 드러나는 그리스도의 인격 전체를 바라본다. 

저자는 그리스도의 인격에 집중하는 것은 그의 말씀과 행동을 각각 떼어 설명하는 데 머물지 않고, ‘그런 말씀을 하시고 그렇게 행동하시는 분은 누구인가’를 묻는 일이라고 말한다.

책은 총 7부에 걸쳐 그리스도의 생애와 그 신학적 의미를 다룬다. 영원한 기원과 강생, 공생활과 가르침, 제자들과의 만남,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길, 수난과 죽음, 부활과 성령, 교회와 재림을 지나 요한 묵시록이 보여 주는 시간과 영원으로 나아간다.

산상 설교를 다룬 대목에서는 우리가 경건하고 당연한 가르침으로 받아들이기 쉬운 예수님의 말씀이 사실 인간의 일반적인 감정과 통념을 거스른다고 짚는다. 저자는 산상 설교를 ‘하늘로부터 세상을 뒤흔드는 말씀’이라고 설명한다.

후반부에서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인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저자는 예수님이 왜 돌아가셨는지에 대한 답을 마지막 밤에 하신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 주는 내 몸이다”, “이 잔은 너희를 위하여 흘리는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루카 22,19-20)라는 말씀에서 찾는다.

이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살고 죽을 수 있을 만큼 확실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지고, ‘그리스도의 사랑’이라는 답으로 귀결된다. 저자는 하느님의 사랑을 그리스도와 분리해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오직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께서 우리를 용서하며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그리스도께서 되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여러분의 믿음은 덧없고 여러분 자신은 아직도 지은 죄 안에 있을 것입니다. … 우리는 모든 인간 가운데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일 것입니다”(1코린 15,17-19)라는 말씀을 통해 그리스도교 신앙의 성패가 예수님이 죽음에서 부활한 사건에 달려 있다고 전한다.

책은 예수님의 생애를 단순히 시간순으로 나열하거나 사건을 해설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각 말씀과 사건을 조명해 이미 알고 있다고 여겼던 장면을 다시 바라보게 하고, 익숙한 말씀 속에서 낯선 그리스도의 모습을 드러낸다. 독자는 이 같은 묵상을 따라가며 그리스도를 새롭게 바라보는 여정에 발을 내디딜 수 있다.

책을 옮긴 5인의 역자는 “그의 신학과 사상은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인격적 내면성을 탐구하고, 교회의 정통적 가르침에 충실하면서도 시대의 징표를 깊이 있게 성찰한 결과”라며 “오늘의 모든 신앙인에게도 신앙과 영성적 삶에 있어 소중한 원천이자 모범이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황혜원 기자 hhw@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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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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