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은 폭력적이며 복수를 좋아하는가?`
구약성경의 하느님은 때로 논란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하느님께서는 대홍수를 일으켜 자신의 창조물을 물 속에 쓸어넣는가 하면, 아브라함에게 아들을 제물로 바치는 요구를 하기도 하고, 탈출 전날에는 이집트의 맏아들과 맏배를 죽인다. 혹은 금송아지를 경배하던 이스라엘 자손을 무자비하게 없애기도 한다. 그래서 구약성경을 통해 드러난 하느님은 `인권 유린자` 혹은 `인종 청소자`처럼 비치기도 한다.
그러나 신자들에게 충격을 줄 수 있는 이런 본문을 `모른 척` 내버려 둘 수만은 없다는 게 신학자들 고민이다.
이런 고민에 대한 최근 연구성과를 담은 신간 「모호하신 하느님」이 최근 출간됐다. 스위스 로잔대에서 구약성경학을 강의하는 토마스 뢰머 교수의 저서로, 서울대와 이화여대 강사를 역임한 권유현씨가 우리말로 옮겼다.
이 책은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에서 출발해 히브리 성경이 폭력의 근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또 그 책임을 떠맡고 있는 하느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풀어간다. 또한 구약성경이 어떤 역사적, 문화적 상황과 맥락에서 생겨났는지, 또 그 목적은 무엇인지에 대해 파고 들어간다.
뢰머 교수는 특히 구약성경에서 논란이 되는 대목들을 최근 연구성과에 비춰 다시 읽어 볼 것을 제안한다. 언뜻 보면 반감을 일으킬 수 있는 하느님의 여러 특징은 인간의 실제적 삶과 직결돼 있는 하느님의 예상치 못한 모습을 성경 안에 넣음으로써 관습적 교의에서 신앙을 보존하기 위한 것이라고 뢰머 교수는 지적한다. (성서와함께/9000원)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