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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 넘긴 사제의 눈물겨운 사모곡

인천교구 이찬우 신부 「나물할머니의 외눈박이 사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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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제수품 뒤 부모님과 함께
 

   "총장신부가 학생들이며 교수들 다 먹여 살려야 하는 거 아닌가?"
 팔순을 넘긴 나이에도 어머니는 인천가톨릭대학교 총장인 아들을 돕기 위해 해마다 봄이면 산과 들로 다니며 나물을 잔뜩 뜯어 보내고, 가을에는 도토리를 주워 묵을 쒀 신학교로 보내곤 했다.
 그 사연을 알게 된 신학생들 사이에서 어머니는`나물할머니`로 불렸다. 본당신부로 사목할 때 어머니는 아들 신부가 매일 새벽 6시에 미사를 봉헌하는데 어미가 편히 누워 잠을 잘 수 있겠느냐며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음만은 함께 미사를 봉헌한다는 생각으로 같은 시간에 기도를 했다. 이처럼 막내아들 신부에 대한 어머니의 `외눈박이 사랑`은 끝이 없었다.
 인천교구 이찬우(주안3동본당 주임) 신부가 어머니 고 김인분(아가타, 2007년 선종)씨에 대한 간절한 추억을 담은 명상 에세이 「나물할머니의 외눈박이 사랑」을 내놓았다.
 이미 환갑을 넘긴 사제가 2년 전 어머니를 천국으로 떠나보낸 후, 지난 40여 년간 틈틈이 수첩에 적어 둔 어머니에 대한 기억의 편린들을 모아 엮어낸 눈물의 사모곡이다. 그동안 다수의 논문과 글을 쓰고 10여 권의 전문서적도 펴냈지만, 이 신부가 이처럼 감성적 글을 쓴 것은 처음이다.
 "나는 어머니의 뱃속에서 기도를 배웠고, 무릎에서 사랑을 배웠고, 가슴에서 신앙을 얻었다. 어렵고 힘들 때마다 어머니는 십자가 앞에 무릎 꿇고 기도하셨다. 그런 어머니의 기도가 오늘의 나를 만든 버팀목이 되었다. 그래서 어머니는 나의 숨결이 되었고, 사랑하는 연인이었으며, 존경하는 스승이 되었다."(본문 중)
 열일곱 살에 아기 엄마가 된 어머니는 여섯 남매를 낳아 그 중 셋째 딸을 어린 나이에 가슴에 묻고, 젊디젊은 새댁으로 전쟁을 겪으며 피란생활을 하고, 노름에 빠진데다 방랑벽까지 있던 남편을 대신해 장사를 하며 다섯 남매를 키우는 고단한 삶을 살았다. 이 신부에게 그런 어머니는 늘 `정신적 지주`와 같았다.
 그래서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과 사랑은 애틋하기만 하다. 이 신부는 로마 유학시절 정규교육을 받지 않아 글을 모르던 어머니에게서 몇 통의 편지를 받았다. 이웃집 학생에게 대필을 부탁해 쓴 편지가 5통, 답답한 마음에 독학으로 글을 익혀 손수 써 보낸 편지가 12통이었다. 이 신부는 "비록 맞춤법도 틀리고 그저 소리 나는 대로 띄어쓰기도 없이 적은 것이지만, 이 편지 덕분에 `막내아들`은 이역만리 타국에서의 고달픈 유학생활도 무사히 견딜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모든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다. 자식의 십자가를 안고 가면서도 자식의 앞날을 위해 기도하는 분이 어머니다. 성모님께서는 그런 `어머니의 길`을 받아들이셨기에, 우리들의 어머니는 그래서 우리들 각자의 성모마리아시다."(본문 중)
 단순한 추억의 단상을 넘어 사제의 눈으로 바라본 어머니의 지극한 모성애를 통해 무엇보다 희생과 봉사로 점철된 한국 어머니상을 진솔하게 보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이지출판/1만 원)
서영호 기자 amotu@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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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9-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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