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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분단문학에 획을 그은 작가로 평가되는 원로 소설가 이정호(오른쪽)씨가 장남 박경구씨에게서 문학전집 10권을 헌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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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사에서 특별한 `관북(關北)작가`로 자리매김하는 운여(雲餘) 이정호(요안나, 79, 인천 서운동본당)씨가 자신의 문학 인생 48년을 총결산하는 문학전집을 냈다.
도서출판 계간문예는 이를 기념해 6월 27일 서울 태평로1가 코리아나호텔에서 「이정호 문학전집」(전 10권) 출판기념회를 갖고, 그의 문학적 삶과 성취를 기렸다. 전집은 제1집 「잔양」를 시작으로 제10집 「또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에 이르기까지 장ㆍ단편 소설과 콩트, 수필 등을 망라했다.
출판기념회엔 김남조(마리아 막달레나, 82) 시인, 소설가 송원희(마리아, 82)ㆍ박완서(정혜 엘리사벳, 78)씨, 희곡작가 전옥주(가타리나, 70)씨, 정연희(73) 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 김년균(67)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등 문인과 가족 200여 명이 참석해 한마음으로 축하를 전했다.
김여정(소화 데레사, 76) 시인은 전집을 낸 선배를 기려 축시를 바쳤다.
"…하지만 이정호 작가는 외유내강/질기고 튼튼한 뿌리로/남쪽 땅 깊이 깊이 파고들어/인생과 문학의 집을 반석 위에 세웠다/열 권의 전집으로 우뚝 솟아오른 문학의 금자탑이/빛나는 꽃구름을 둘렀다"(`유유히 흐르는 넉넉한 꽃구름` 중에서)
김남조 시인도 축사를 통해 "작가가 보여주는 겸양과 온유함, 넉넉함, 평화, 자애로운 영혼과 성품은 문학적 자산으로 남아 있다"며 "앞으로도 영혼의 빛과 평화를 누리시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선배 문인의 작품세계에 대한 평가도 새롭게 이뤄졌다. 문학평론가 임헌영(68)씨는 "이정호 문학은 우리나라 소설사에서 공백으로 남아 있는 북녘 정권 치하 5년간 분단문학을 체험으로 그려냄으로써 해방공간 문학이 재평가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같은 월남작가인 소설가 박순녀(율리에타, 81)씨도 "작가의 작품에서 만나는 선이 굵은 독창성, 깊이깊이 파고드는 예술성과 열기, 특히 남에 대한 배려는 아무나 흉내낼 수 없는 그 사람만의 온기가 아닐까 싶다"면서 "`우리 고장이 이정호를 낳았다`고 북쪽에까지 닿게 소리치고 싶다"고 말했다.
작가도 답사를 통해 "짧지 않은 세월, 문학으로 인해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출판기념회는 작가들의 잇단 축사와 인사, 가족대표인 장남 박경구(요한 괄베르토, 57)씨의 문학전집 헌정, 가족들의 합창으로 이어져 풍요로웠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