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나무는 그늘이 짙어/여름날 사람들이 쉬어 가고/바람도 새들도 와서 놀다 가고…"
원로 조각가 최종태(요셉, 78) 서울대 명예교수가 최근 큰 나무와도 같던 스승 우성(又誠) 김종영(프란치스코, 1915~1982) 전 서울대 교수를 기리는 「한 예술가의 회상」을 내놓았다.
`나의 스승 김종영을 추억하며`라는 부제를 단 추모 문집은 원래 1999년 가나아트에서 「회상ㆍ나의 스승 김종영」이라는 표제로 펴냈던 단행본으로, 최 교수는 11년 만에 이 책을 전면 개정해 펴냈다.
문집은 1915년 일제강점하 사대부 가문에서 태어나 전통과 근ㆍ현대 교육을 아우른 한 예술가가 우리나라 조각예술, 특히 추상조각 분야에 새로운 장을 개척해 추상조각 선구자로 우뚝서기까지 삶과 창작혼, 예술세계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전형적 사대부 집안이었기에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며 스케치, 소묘, 먹그림, 서예 등 여러 표현 방식을 통해 절대미를 추구한 고인의 선구적 업적을 진솔하게 그려냈다. 우성과 완당(阮堂), 일제 강점 말기 은둔 세월, 추상과도 같았던 고인의 눈썰미, 1953년 봄 영국 런던 테이트 갤러리에서 주최한 `무명 정치수를 위한 기념비` 주제 조각 콩쿠르 입상, 절대의 탐구, 반백 년을 기다렸던 눈물, 각종 전람회에 얽힌 사연 등을 13개 장으로 나눠 엮었다. 이를 테면 작가 김종영에 대한 제자의 인문학적 소묘다.
최 교수는 "스승의 예술은 영원 속에 영원을 호흡해 영원의 생명과 하나돼 우리들 앞에 살아 있고, 그리하여 아름다움의 의미를 새기게 한다"면서 "스승에 대한 이 회상록이 일부 미진한 부분을 보완해 새롭게 태어난 걸 보니 마치 스승이 새 옷으로 갈아입고 내 앞에 나타나신 것 같아 여간 반갑지가 않다"고 털어놓았다.(열화당/1만5000원)
오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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