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의 고통을 견디고
절망 가운데 있는 이들과
아픔을 나눠야
 |
 |
한국 가톨릭신자들에게 사랑받는 외국 작가는 누구일까.
20세기 영성가 토머스 머튼(1915~1968, 트라피스트회) 수사, 세계적 영성지도자 안셀름 그륀(성 베네딕도 수도회) 신부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는 헨리 나웬(1932~1996) 신부다.
나웬 신부는 국내 교회 서점가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저자로, 저서 27권 대부분이 우리말로 옮겨졌다. 대부분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은 성찰과 따뜻한 시선을 담은 영성 서적으로, 기도와 성경 묵상, 실천사목 등에 대해서도 썼다.
그의 저서가 이토록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외롭고 어두운 이들의 내면에 들어가 그들을 바깥으로 이끌어주기 때문이다. 그는 참된 내적 자유를 얻으려면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바로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영원을 경험하고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그가 안내하는 영적 생활의 결실은 평화를 만나는 길로 이어진다.
1957년 네덜란드 위트레프트대교구에서 사제품을 받은 나웬 신부는 1960년대에는 미국에서 명성을 쌓았다. 1970~80년대 예일대와 하버드대에서 신학부 교수로 지낸 그는 1985년 장애인 공동체 라르슈(캐나다)를 알게 되면서 미련없이 하버드를 떠난다. 그리고 심장마비로 눈을 감을 때까지 라르슈 공동체에서 정신지체 장애인들과 함께 살았다.
최근 그의 영성 서적을 압축한 영적 안내서 「살며 춤추며」(이현주 옮김/바오로딸)가 번역돼 나왔다. 저서 27권 중 영적 여정에 도움이 되는 9가지 주제를 골라 124편의 단상으로 엮어냈다. 주제는 △불안을 통하여 자라다 △외로움 껴안기 △정서적 장애물 △영적 방황 △죽음과 벗하기 등이다.
나웬 신부는 묻는다. "가득 차 있는데 덜 채워진 것 같고, 바쁜데 지루하고, 함께하는데 외롭냐"고. 그는 "그렇다면 이는 어리석은 삶의 증상"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는 그 슬픔을 딛고 일어서라고 위로한다. "미래에 대한 우리의 전망은 지금의 고통을 견디고 절망 가운데 있는 이들과 아픔을 나누는 데 있다"며 "참된 기쁨은 슬픔 속에 감추어져 있고 춤추듯 신나는 삶은 고통 속에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헨리 나웬은 다른 영성가와 달리 현재 지구촌이 겪고 있는 전쟁, 핵무기, 빈곤, 기아, 환경오염 문제를 등한시 하지 않는다. 지난해 여름에 번역, 출판된 「평화의 영성」(김정수 옮김/성바오로)은 두려움과 불안, 전쟁과 테러리즘 시대에 맞선 평화의 메시지를 담았다. 세계의 고통과 불의에 정면으로 맞선다. 그는 지구적 파멸의 벼랑 끝에서 사람들을 되돌릴 수 있도록 돕는 유일한 길은 사회ㆍ정치ㆍ경제적 전환을 동반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평화의 씨앗을 틔우려면 한 개인의 영웅적 행위가 아니라 생명을 가꾸는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나웬 신부의 저서는 일반 출판사에서도 번역, 출간해 출판계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탕자의 귀향」(포이에마), 「사랑의 존재」(청림출판)가 나왔다.
「탕자의 귀향」은 17세기에 완성된 렘브란트의 작품 `탕자의 귀향`에서 영감을 받은 나웬 신부가 그림 속 인물들이 담고 있는 의
가톨릭평화신문 2010-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