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심해지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 고용 없는 성장과 높은 실업률, 기업들의 무자비한 이윤 추구 등으로 불거진 세계 경제 위기는 현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논란에 불을 붙였다.
최근 스페인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일명 다보스포럼)에서도 도덕과 윤리, 공정성을 잃어버린 자본주의가 화두였고, 세계 경제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윤리적 가치를 앞세워 조합원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운영하는 협동조합이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유엔(UN)이 올해를 `세계 협동조합의 해`로 정하면서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역사비평사에서 발간한 몬드라곤 2부작 「몬드라곤에서 배우자」와 「몬드라곤의 기적」이 눈에 띈다.
몬드라곤은 스페인 바스크지역 도시 이름이기도 하지만 돈 호세 마리아 신부 주도로 시작된 협동조합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몬드라곤은 1956년 노동자들이 회사를 소유하고 경영 전반을 관리ㆍ감독하는 노동자생산협동조합으로 시작해 오늘날 국외 각지에 77개 생산공장을 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몬드라곤에서 배우자」(윌리엄 F. 화이트ㆍ캐서린 K. 화이트 지음/김성오 옮김/1만 7000원)는 1940~1990년대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설립과 정착, 시련과 발전 과정을 담고 있다.
몬드라곤 협동조합에 관한 일종의 `보고서`로 협동조합을 고민하는 이들에겐 더할나위 없는 참고서다. 몬드라곤을 통해 보여준 돈 호세 마리아 신부의 열정과 헌신, 조합원들 참여와 희생, 나눔은 오로지 이윤 추구에만 몰두하는 요즘 세태에 일침을 가한다. 1992년 처음 출판됐지만 이후 절판된 것을 문장을 다듬고 사진을 추가해 새롭게 펴냈다.
「몬드라곤의 기적」(김성오 지음/1만 3000원)은 「몬드라곤에서 배우자」를 번역한 김성오(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 연구위원)씨가 1992년 이후부터 20여 년간 몬드라곤의 변화를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한 내용이다.
저자는 "몬드라곤에서는 고용 창출과 기존 조합원의 이익이 부딪칠 때면 언제나 조합원들이 자신의 이익을 양보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데 방점을 찍어왔다"면서 "몬드라곤은 협동조합 정신과 원칙인 `연대`를 끝까지 놓지 않으면서 혁신과 발전을 이뤄냈다"고 말한다.
저자는 또 책을 통해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 협동조합 현황을 실으며 국내 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한 제언도 담았다.
저자는 "노동자들에게 기업 경영의 기회를 주는 문화가 정착되면 전 사회적으로 질 좋은 고용이 확대돼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이것이야말로 몬드라곤 노동자 조합원들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임을 강조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