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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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초등부 주일학교 현황과 사목적 대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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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0명’인 초등학교가 올해 전국 147곳에 달한다. 학령인구 감소세에 따른 초등부 주일학교 현황은 어떠할까? 또 사목적 대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감소하는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수에도 불구하고 초등부 주일학교 활성화를 이어 가고 있는 본당들을 통해 이를 알아 봤다. 본당 선정은 전국 교육·청소년국장회의 등의 도움을 받았다.

‘-15.8.’ 지난해 발행된 주교회의 가톨릭사목연구소의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1」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대비 2021년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수는 15.8가 줄었다. 사회적으로 인구수가 감소하는 것과 동시에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수도 1만809명이 줄었다. 이 수치는 중등부 주일학교 학생수 감소 비율보다도 크게 높은 수치로, 중등부 주일학교 학생 수는 2020년과 비교해 2021년에 1983명(8.6)이 감소했다.

이 같은 주일학교 학생수는 2019년과 비교하면 그 증감률이 더욱 크다. 초등부는 -36.2, 중등부는 -25.4, 고등부는 -11.3로, 그중에서도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 수 감소폭이 가장 크다. ‘신입생 0명’인 초등학교 수가 늘어가는 것과 다르지 않게,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수 감소 추세는 한국교회에 켜진 적신호다.

이러한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수 감소와 관련해 그 대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지역사회 유입 인구 등 주변 요인을 배제할 수 없지만, 관련 사목자들은 ‘말씀’과 ‘내어 줌’, ‘교리교사와 부모’, ‘하느님과 가장 가까운 존재로서 어린이 인식’ 등이 초등부 주일학교 활성화를 이어 갈 수 있는 대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 말씀과 내어 줌

먼저 학령인구 감소 추세에도 초등부 주일학교 활성화 분위기를 이어 가고 있는 본당들은 ‘말씀’을 중심으로 모이고, ‘내어 준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어린이들에게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복음을 전하기 위해 기도하고, 아이들 삶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을 복음으로 해석해 주며, 사제관을 포함한 성당 모든 곳을 어린이들이 언제든 들어와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열어 놓고 있었다.

최근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들과 함께 사제관에서 1박으로 ‘파자마 파티’를 하며 친교 시간을 보낸 안동교구 문경 모전동본당 주임 사공균(알로이시오 곤자가) 신부는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복음이 점점 약해져 가고 있는 시대에 세상이 주는 쾌락과 재미를 통해 주일학교 친구들을 불러 모으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사 신부는 “한 번에 스무 명 가까이 되는 아이들과 사제관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아이들에게는 좋은 추억이 됐다고 한다”며 “아이들에게 사제관을 항시 개방해 언제든지 편하게 드나들 수 있게 한 것도 아이들이 성당을 찾는 소소한 재미가 아닐까 한다”고 밝혔다.

■ 교리교사와 부모

‘교리교사와 부모’는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들이 성당을 찾는 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학령인구 감소 추세에도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들이 많이 찾는 본당에는 이들을 위하는 온유한 교리교사들과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발 벗고 나서는 부모들이 있었다. 최근에도 첫영성체 교리를 신청한 학생들만 30여 명, 복사단도 30여 명, 매주 미사에 참례하고 교리 교육에 참석하는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 수만 60~80명인 광주 봉선2동본당(주임 윤빈호 루치오 신부)에서는 교리교사들 간의 단합, 로사회(자모회)와 안셀모회(자부회), 복사회(학부모)의 적극적인 지지 등으로 꾸준히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들과 함께하고 있었다.

봉선2동본당 보좌 윤진수(요셉) 신부는 “교리교사 사이의 분위기가 주일학교 운영 분위기로 이어지기에 매우 중요하다”며 “코로나19로 잠시 멈췄던 교리교사들 간의 친교를 위한 ‘복음 나누기’를 다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신부는 “아버지와 어머니 모임이 잘 되다 보니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봉선2동본당 교리교사 오정하(글로리아·24)씨도 “매주 목요일 오후 7시30분, 다른 교리교사들과 함께 복음 말씀을 묵상하고 생활 나눔을 하는 ‘복음 나누기’ 시간이 교사들 분위기 형성에 큰 도움이 됐다”며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니까 아이들을 만날 때도 여유로운 마음으로 잘 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오씨는 “4년째 교리교사로 활동하고 있는데, 뭔가를 한다고 했을 때 본당에서 한 번도 반대한 적이 없고 전폭적으로 지원해 줬다”며 “교사들도 아이들이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용기를 갖고 여러 시도를 할 수 있고, 그 즐거움에 무슨 일이 있어도 성당은 꼭 가야 한다고 부모님에게 말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강조했다.

■ 어린이는 하느님과 가장 가까운 존재

무엇보다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들을 향한 관심과 노력은 ‘하느님과 가장 가까운 존재’로서 아이들을 인식할 때 이뤄지고 있었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마태 18,3), “하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마태 19,14)라고 하신 말씀처럼 어린이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존중할 때, 어린이들 이야기에 귀 기울일 때 이들은 성당에 머물렀다.

이러한 인식이 뒷받침된 본당에서는 인원수 감소 등의 이유로 없앴던 어린이 미사를 다시 부활시키기도 하고, 시노달리타스 여정과 지역 봉사 활동 등 어른 위주로 진행될 수 있는 공동체 활동에서도 꼭 어린이들을 포함시키려 하고 있었다.

교구 청소년 법인에서 13년을 일하고 주임으로는 처음 인천교구 김포 운양동본당에서 사목하고 있는 유영욱(프란치스코) 신부 역시 “결국 유소년, 청소년들과는 관계 맺기가 매우 중요함을 체험한다”고 밝혔다.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사목을 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관심을 갖고 관계 맺기에 따라 유소년, 청소년들의 신앙생활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전한 유 신부는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본당 전 신자가 관심을 갖고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유 신부는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와 함께하셨듯이 늘 아이들과 함께하고, 그들 이야기를 들어 주고, 요한 보스코 성인이 말씀하시듯 청소년들이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자신을 사랑해 주는 신부님, 수녀님, 선생님이 있으면 아무리 학업이 중요하고 바깥 친구들이 좋아도 아이들은 성당을 찾아온다”고 강조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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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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