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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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현장에서] 범죄 피해자와 수용자 가족

유정수 신부(수원교구 교정사목위원회 부위원장, cbck 한국가톨릭교정사목전국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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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사목 현장에서 자주 느끼는 것은 범죄의 영향이 결코 한 사람에게만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직접적인 피해자뿐만 아니라 주변의 관계된 이들, 심지어 사회 전체의 신뢰와 유대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결국 범죄는 한 개인에게서 비롯되지만, 그 여파는 사회 전체가 함께 짊어져야 할 몫입니다.

범죄 피해자는 말 그대로 직접적인 피해를 본 이들입니다. 재산적 손해, 신체적 상해, 정신적 트라우마, 사회적 불신 등 그 여파는 크고 깊습니다. 법적 절차와 보상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의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습니다. 특히 최근 법무부 인권국이 ‘범죄피해자 원스톱솔루션센터’를 개관해 조금 나아졌다고 해도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피해자 보호 제도가 아직 충분히 뿌리내리지 못해 홀로 고통을 감당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불어 현장에 있다 보면, 또 다른 ‘숨은 피해자’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바로 수용자 가족입니다. 그들은 경제적 기반을 잃고, 사회적 낙인 속에 살아갑니다. 무엇보다 어린 자녀들은 불안한 가정 환경 속에 성장하게 되며, 배우자는 가정 공동체 유지를 고민하며 살아가게 됩니다. 죄는 한 사람이 지었지만, 그 대가를 함께 짊어져야 하는 현실은 아픔입니다.

2025년 정기 희년을 맞아 전국 교정 사목자들은 제2의 피해자라 할 수 있는 수용자 가족을 지원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법무부 교정본부와 긴밀히 협의해 전국 4개 지방교정청별로 대상을 선정했고, 특별히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을 중심으로 생활비 등을 지원했습니다. 앞으로 매년 이 사업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범죄 피해자와 수용자 가족은 서로 다른 자리에서 고통을 겪지만, 결국 같은 사회 일원으로서 우리 모두의 관심과 돌봄이 필요합니다.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며, 수용자 가족을 외면하지 않는 교회의 길은 결국 하느님 자비를 드러내는 길입니다. “서로 남의 짐을 져 주십시오. 그러면 그리스도의 율법을 완수하게 될 것입니다.”(갈라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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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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